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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기업인수 사례 없어…경영권 방어보다 투자자보호 먼저"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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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포이즌필, 차등의결권과 같은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의 필요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투자자 보호 수준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옥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최로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투자자 보호 수준이 높은 배경에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존재하는 영미권과 달리 우리나라는 투자자 보호 수준이 낮아 비효율적 지배주주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권방어 역시 비효율적인 방어가 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보호 수준 제고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적대적 기업인수라고 부를 시도가 거의 없다"며 경영권 방어 수단은 불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006년 칼아이칸과 KT&G 분쟁에서도 칼아이칸은 지분 6.6%만을 10개월 정도 보유하다가 전량 매각했다"며 "2020년 KCGI와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정도가 경영권 인수 위협이 있었지만, 특수한 상황이 겹쳐서 가능했던 사례"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경우 지배주주가 50%를 초과하는 절대적 지배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내부 지분을 포함해 지배 기초가 되는 일정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며 "기업인수를 시도하는 자가 그 이상의 지분을 시장에서 취득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 지배주주 존재 자체가 경영권 방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경영권을 흔든 사례가 거의 없는 게 이상한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비효율적인 경영진을송오 도태시키는 행위를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상장회사들이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 등에 부담을 느끼면서 경영권 방어를 거론하는 점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나 기관투자자에 대해 스튜어드십과 경영 관여를 요구하면서 행동주의에 대해서는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행동주의펀드가 기업의 장기적 성장이 아닌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먹튀'를 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송 교수는 "행동주의 전략은 한두 번의 주주제안으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적이 아니라,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는 장기투자자에 속한다"며 "시세조종이나 불공정거래가 개입되지 않고 모든 절차에서 관련 정보가 완전하게 공시되는 이상 먹튀는 심지어 도덕적으로도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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