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최정우 기자 = 유언이 없이도 무조건 유족에게 상속분을 보장하던 '유류분 제도'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면서 재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화면
재계 오너 일가 중 당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효성가 '형제의 난'을 일으켰던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7년 7월 큰 형인 조현준 회장과 효성 주요 임원진의 횡령 및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조석래 회장과도 갈등을 빚었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승계 및 재산 상속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으로 보며 '형제의 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행법상 조현문 전 부사장은 선친의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게 된다. 쟁점은 소송 시기와 법률 해석에 달려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천112조 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1977년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위헌 결정이다. 당시 유류분 제도는 장남이 아닌 여성 등의 자녀에도 상속분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 현재 결정의 요점은 '형제자매'에 대한 판결이다. 동시에 부모, 자녀, 배우자의 유류분에 대해서는 유지될 필요성도 강조됐다. 즉, 당장의 결정은 고(故) 효성 명예회장의 사례에는 적용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A 로펌 대표 변호사는 "효성 2남이 가족들과 의절하고 유족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보도들이 있는데 이는 가족들의 임의 결정이다"며 "가족등본상 포함이 되어있으면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조석래 명예회장 지분을 포함해 상속되었거나 상속될 전체 재산을 추정하는 작업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며 "조 명예회장이 돌아가시기 전 미리 자녀들에게 줬던 재산까지 상속으로 포함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놓고 자녀 간에 소송이 또 벌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맹점은 남아있다. 학대, 유기 등을 한 '패륜 가족'에 대해서는 유류분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헌재는 주장했다. 그러면서 패륜 가족에게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도록 2025년 12월31일까지 개정하라는 취지의 판정을 내렸다.
쟁점은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패륜 자식'으로 취급될 수 있는지다. 부모의 재산 규모와 관계 없이, 자식의 의무를 지지 않거나 폭력 행위 등을 한 경우를 패륜이라고 볼 수 있다.
현행법 또는 판례에 '패륜'에 대한 구체적 정의는 없으나, '의절' 행위로는 유산 상속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언이다.
B 민사 전문 변호사는 "현재 정의는 '패륜 가족'이라는 범위에서 범위를 어디까지 봐야 할지 검토가 필요하며, 기존에도 이런 경우는 신의칙에 의해 유류분 부정이 가능했다"며 "100% 유류분 청구권이 박탈될지, 그간 재산에 및 가족 유지에 대한 기여도가 어느 정도일지를 입증해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단순히 연락이나 교류 등 '자식으로 해야 할 도리'까지 패륜에 포함하면 불효막심한 자식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는 해당 법안 개정이 과도기이기 때문에 유류분 청구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문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유류분 헌법불일치 개정 시한 전까지 소송을 마쳐야 유리해진다는 의미다.
C 지주사 사내 변호사는 "고인의 사망시점과 관계 없이, 2025년 12월 말까지만 유류분 소송을 진행하면 될 수 있다"며 "단순한 의절인 경우에는 패륜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A 로펌 대표 변호사는 "1남과 3남 등 다른 가족들은 시간을 끄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며 "이 과정에서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대기업집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효성이 이번 헌법불일치 개정의 첫 사례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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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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