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형 연금개혁안을 선택했지만, 정부까지 나서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론화 과정이 마무리되고 국회가 답할 시간이 다가왔지만,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22대 국회 개원 후 다시 백지상태부터 논의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득보장이 우선…소득대체율 50% 선택
3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공론화위 최종 설문조사에 참여한 492명의 시민대표단 가운데 과반수인 56%가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안을 선택했다.
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을 뜻하는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늘리고,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높이는 것이 주요 골자다.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는 재정안정안보다 소득안정론을 지지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나오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후 불안 해소를 위해 소득보장이 우선이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고 화답했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1안과 2안 중 양자택일이 아닌 균형점을 만드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 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7년 만에 진행되는 개혁이고 국민적 노력인데 수포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정 안정 우려하는 정부…GDP 대비 연금지출 2%P 증가
재정 안정보다 노후 보장 쪽으로 기울어진 방안에 대해 정부와 여당 측은 부정적이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재정안정이라는 당초의 연금개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연금개혁 실시 전 한국경제학회 설문조사 결과 경제학자 80% 이상이 연금개혁은 미래세대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수급구조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이 지금의 소득대체율 40%를 담보하려면 보험료로 소득의 19.8%를 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험료율은 18.2%다.
되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오히려 추가적인 연금 지출이 발생한다. GDP 대비 연금 지출 비중이 2050년 7.0%, 2060년 9.0%, 2070년 10.7%, 2082년 11.8%로 현행 유지 때보다 각각 0.7%포인트(P), 1.3%P, 1.9%P, 2.3%P 늘어난다.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이 국민연금 등 기존 공적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75년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00%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보험료율을 대폭 인상하고 퇴직 연령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미래 세대에 이연되는 부담도 더욱 커진다.
기금 고갈이 예상되는 2055년부터는 그해 걷은 보험료로 연금 재원을 충당하는 '부과방식'을 채택해야 하는데, 이 경우 가입자가 부담할 보험료율은 25% 이상이며 최대 35%에 달할 전망이라는 게 복지부 5차 재정추계 결과다.
그런데 소득안정안으로 모수개혁이 이루어지면 부과방식 비용률이 최대 43.2%까지 오른다. 이 경우 기금 소진 시점이 2061년으로 6년 연장되긴 하나 그때부터는 국고 투입이 되지 않는 한 국민연금 보험료로 소득의 절반 가까이 내야 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재정안정안으로 제시된 '보험료율만 12%로 인상'하는 방안도 재정 부담으로 크게 낮춰주진 않는다. 5차 재정추계 결과 GDP 대비 총지출이 2082년 기준 9.6%로, 현행 9.5%보다 0.1%P 높게 계산됐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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