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연금개혁②] 공통 의견은 '국고 투입'…獨·日사례 들여다보니

24.04.30.
읽는시간 0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 개혁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젊은 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 지급보증 명문화'가 논의되고 있다. 향후 커질 보험료 부담을 해소할 대책으로 국고 투입 필요성도 함께 언급된다.

충분한 보험료율 인상이 선행되지 않은 채 책임은 넘기고 권한만 챙기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당연히 국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라는 주장이 부딪치고 있다.

◇韓 연금제도 근간 獨·日도 국고 투입

30일 국회 등에 따르면 소득안정론과 재정안정론 모두 국민연금 고갈 시 국고지원으로 충당하자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소득안정론 측은 국민연금 적립금이 고갈되면 그해 필요한 지출을 그해 보험료와 국고지원으로 충당하는 부과방식 재정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으로 독일 국민연금은 기금이 거의 고갈된 상태로 부과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소득안정론은 기금고갈 시점인 2055년에 약 26.1% 보험료를 부과해야 연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GDP 1% 국고 지원이 이루어지면 22.4%, GDP 2% 국고지원이면 18.6%로 낮아진다고 추산했다.

재정안정론 측에서도 시민대표단 숙의자료집에서 노후소득 보장성 강화를 위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과 같이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에 대한 의무를 국민연금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도 법률에 적혀있진 않더라도 국가는 국민연금 지급 책임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 소득대체율을 50%로 늘릴 경우 보험료를 25%로 더 인상하거나 동일 규모의 국가 재정 투입 등의 재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그 결과 시민대표단에서는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 의무 명문화'하자는 응답이 92.1%로 가장 높았다.

한국과 같이 은퇴 이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스마르크형' 연금체계를 운용하는 독일과 일본은 이미 국고보조금이 투입되고 있다.

1957년 독일은 적립방식에서 부과방식으로 전환하는 연금법 대개정 이후 국고보조금을 재원으로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기준 독일 국민연금 전체수입에서 국고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2.7%다.

일본은 고령화 비용으로 배정된 소비세 일부를 연금 재정에 투입한다. 2019년 8%였던 부가세율을 10%로 인상하면서 일부를 연금 소득 재분배 자원으로 썼다.

연금 관련 한 전문가는 "낸 만큼 받지 못한다면 사회복지제도 개념인 공적연금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며 "현재 국민연금은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밖에 되지 않는 근로소득에만 9%를 부과하고 금융소득, 상속소득, 법인소득 등으로 거둔 재정은 절대 투입 못 하겠다는 건 불공정"이라고 말했다.

◇무책임한 국고 투입론…보험료율 인상 선행돼야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금 고갈을 늦출 생각보단 국고 지원만 믿고 무책임하게 소득대체율을 늘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독일과 일본은 국고에만 의존하는 형태가 아닌 보험료율 인상과 자동조정장치 마련을 함께 진행했다는 차이가 있다.

독일은 국고 투입 시점인 1957년부터 1967년까지 보험료율이 한국보다 높은 14%였다. 1998년 20.3%까지 올랐다가 2000년대 이후 재정안정화 조치를 통해 지난해 기준 18.6%로 내려왔다. 보험료율이 이미 높은 상황이라 세금이 투입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과거부터 보험료율이 높았다. 한국으로 따지면 기초연금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의 보험료를 2004년 1만3천300엔에서 2017년부터 1만6천900엔으로, 한국의 국민연금과 유사한 개념인 후생연금 보험료를 2004년 13.934%에서 2017년부터 18.3%로 고정했다.

재정 안정을 위한 연금 지급의 자동조정장치도 마련했다. 독일은 2004년 전체 경제활동인구와 연금수급자 규모의 변화에 따라 급여 수준과 보험료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지속가능성 계수'를 도입했다.

일본도 2004년 임금, 물가, 기대수명, 출산율 등 지표에 따라공적연금 지금액 증가율을 억제하는 자동조정장치인 '거시경제 슬라이드'를 마련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공무원연금도 지급보장이 명문화되고 나서는 연금개혁 노력보다는 국가 책임만 주장하고 있다"며 "세금을 투입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는 지속 가능한 개혁을 위한 논의를 불가능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송하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