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직접적 영향 無…기금 침식 못 막을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 개혁이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재정 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신용등급을 평가하는 국제신용평가사도 부채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기업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 국민연금 개혁방향에 대해 "한국의 신용등급에 직접적이거나 즉각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겠지만, 한국의 고령화가 전체 생산성과 공공재정에 미치는 근본적인 영향을 지적한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작년 아시아 전역에서 실시한 분석에서 고령화와 관련된 지출 증가로 인한 재정적 압력이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이것은 부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제안하는 것과 같이 연금 혜택을 조정하는 개혁은 연금 기금의 고갈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침식을 되돌릴 것 같지는 않다"고 바라봤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국가 재정 부담은 한국 신용등급을 매기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주의 깊게 보는 내용 중 하나다.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증한다는 내용이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그렇다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평사에서 한국의 연금개혁이 국가 재정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한 것과 달리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그보다 우려되는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한국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조달 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한 기업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A-로 강등되면 50bp가량 조달금리가 높아진다"며 "국가 신용등급이 중요한 이유는 신용등급이 강등됐을 경우 그만큼 전체 국내 기업들이 외부에서 조달하는 외화채 금리나 정부가 발행하는 외평채 금리도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 지급보증 명문화된다 하더라도 국민연금 연금충당부채가 국가부채 계산 시 포함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지급보증이 명문화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만 국가부채로 계산된다. 연금충당부채란 공적연금 받는 사람과 받을 사람의 연금추정액을 합쳐서 현재 시점에서 미리 계산한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지급보증이 명문화된다면 국민연금 연금충당부채도 국가부채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금충당부채에서 적립기금을 뺀 '미적립부채'는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연금지급액이 부족하면 후세대가 세금이나 보험료를 내서 메꿔야 하는 만큼 잠재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얘기다.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는 국민연금 미적립부채에 대해 학계 일각에서는 1천800조원이 넘는다고 추정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가 국민연금을 지급보증한다는 건 금융사로 따지면 우발부채로 인식되는 채무보증을 하는 것 아니냐"며 "국가 재정이 들어갈 여지가 커지는 점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국민연금 지급보증이 명문화되더라도 국민연금 연금충당부채까지 국가부채 계산 시 포함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국가가 고용자로서 지급해야 할 부채지만, 일반 국민이 가입한 국민연금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지급보증이 명문화되더라도 연금충당부채에 잡지 않는 편이 맞다"며 "전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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