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우리나라의 가계소비가 1997년 외환위기 영향을 여전히 받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과거 실업 경험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국내 소비 부진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는 진단이다.
30일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실업경험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장기효과 분석'을 주제로 한 BOK 경제연구를 발간하고 "우리나라의 가계소비는 1997년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 비교적 크게 둔화된 후 이전 증가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가계소비가 과거 실업을 경험한 영향으로 인해 둔화되는 것은 향후 실업 재발에 대비하기 위한 자산축적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실업 등으로 인해 미래소득이 줄어들어 소비가 둔화한 것이 아니라 자산축적을 위해 소비를 줄였다는 것이다.
이 때 실업경험이란 꼭 본인이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본인은 실업 상태에 있지 않았을지라도 국가의 실업률이 높으면 간접적으로 실업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과거 시계를 't-2'부터 't-12'로 분류해 과거 개인 및 거시 실업경험이 장기 부 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해보니 실업경험은 대체로 장기 부 축적에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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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같은 영향은 주로 총소득과 총자산이 작은 가구에서 나타났다. 총자산이 최상위인 가구에서는 실업경험에도 소비감소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 축적한 자산과 상대적으로 작은 차입제약 등에 힘입어 소비를 줄이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울러 실업경험에 따른 소비 둔화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비내구재는 주로 1년 미만 사용되는 음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서적, 차량연료 등을 뜻한다.
최 연구위원은 "실업경험은 불황의 구체적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불황이 오면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외환위기의 경험이 워낙 커서 부각되지는 않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사태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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