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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통계 오류에 전문가들 "정책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종합)

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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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재건축 공사 단지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윤영숙 남승표 기자 =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주택 공급이 과소 집계됐다며 이를 수정 공표한 데 대해 정부 정책의 근간이 되는 통계 오류는 정책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일각에서 지적돼오던 집계 오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공급 확대 중심의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토부는 30일 주택 공급 DB 시스템 자체 점검 결과, 지난해 주택 인허가 실적이 38만9천호에서 42만9천호로, 착공 실적은 20만9천호에서 24만2천호로, 준공 실적은 31만6천호에서 43만6천호로 정정한다고 발표했다.

변경된 물량은 인허가 4만호, 착공 3만3천호, 준공 12만호 등 당초 수치에서 모두 상향 조정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준공이 12만호가량 차이가 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이건 정책에 대한 신뢰에 심각한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그동안 규제 완화, 감세 등을 통해 공급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았냐"고 지적하며 이번 지표는 "그게 불필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10만호 이상의 오차는 굉장히 큰 문제"라며 "한마디로 국정 난맥상"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애널리스트인 광수네 복덕방 이광수 대표는 정부의 통계를 보고 그동안 "모든 부동산 전문가가 집값 오른다고 했는데..."라며 "통계 오류는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장을 전망하는 중요한 지표인데, 실수로 죄송하다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걸 기반으로 정책을 세우고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는데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주택공급 통계 오류에 대한 국토부의 해명도 구차하다고 꼬집었다.

채상욱 대표는 "정부가 2023년에 발생한 일에 대해 2021년 시작한 시스템 개발의 문제로 돌리는 데 대해 참담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토부는 1월부터 문제를 인지했다고 하는데 지난 3월 26일 연합인포맥스가 보도한 것을 물 타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채상욱 대표는 "정부의 수정 지표를 믿는다면 작년 주택준공이 적지 않음에도 아파트 전세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아파트 전세 강세 원인이 빌라·다세대 문제임을 알아야 하는데 국토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 수도권 아파트 부양을 위해 비수도권 시장, 수도권 내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 괴멸 등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자료에 오류 가능성을 지적한 전문가도 있었다.

다올투자증권의 박영도 연구원은 지난달 초에 낸 보고서에서 2023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입주 전망이 21년 말에 41.7만호에서, 22년 상반기 말에 41.1만호, 22년 말에 44.2만호로 예상되다 최종 36.1만호가 입주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당초 전망 대비 크게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준공 승인 물량과 입주 물량의 비율을 비교해보면 준공 승인 물량 대비 입주 물량 비율이 2023년 하반기 들어 편차가 매우 커졌다"며 "이는 준공 승인된 물량에 비해 입주됐다고 집계되는 물량이 매우 크다는 것인데 적어도 둘 중 하나의 수치는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날 연합인포맥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간 부문의 통계 오류로 추정했는데 국토부의 통계 오류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준공은 사후적 통계라 공급이 모자란다고 얘기하는 건 착공과 인허가 부문으로 이 부문에서 수치는 정책에 임팩트를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에도 경기가 안 좋으면 수치가 1~2년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2020~21년에 엄청나게 늘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봐야 한다며 한두 해 수치가 준다고 공급에 엄청난 충격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도 "(그동안) 인허가 수치가 입주 물량보다 많았다"라며 "공급 시에는 2~3년 후에는 수치가 반영돼 어느 정도 맞아야 하는데 안 맞는 부문이 있어, 작년 초과 공급이라고 설명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19년과 2020년에 분양이 많았으며 입주 물량이 잡히지 않았던 게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오류가 수정된 것은 잘된 일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으로 "공급이 과잉 쪽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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