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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인디언 기우제 속 리듬 타기

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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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 채권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안도하며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중단기 금리 강세를 어느 정도 따라갈지가 관심사다.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을 긋자 가파르게 내렸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다음 행보가 인상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It's unlikely that the Fed's next move will be a rate increase)"고 답했다.

전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7.80bp 내려 4.9680%, 10년 금리는 5.20bp 하락해 4.6340%를 나타냈다.

국고 3년 금리 기준 3.40%대 중반까진 하방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 월초를 맞아 자금시장 긴장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원 환율도 내리면 강세 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수 있다. FOMC 이후 달러-엔 환율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국채 2년물 추이

연합인포맥스

달러-엔 추이

연합인포맥스

◇ 인플레 후퇴 인정했지만, 큰 그림은 그대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해석이다.

FOMC는 성명서에서 "최근 몇 달 동안 2% 목표로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In recent months, there has been a lack of further progress toward the Committee's 2 percent inflation objective)"고 평가했다.

"지난해 인플레가 완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는 문장을 유지하고 뒤에 최근 인플레 추이를 언급했다. 1분기 성적표가 나온 상황에서 지난해 이야기만 내세우긴 어려웠을 것이다.

눈길을 끄는 건 프레임이다. 일부 인플레 반등 등 반대 방향을 언급하지 않고 진전이 부족했다고 평가하는 데 그쳤다. 인플레는 경로가 울퉁불퉁할 뿐 결국 둔화할 것이란 시각이 녹아든 셈이다.

비슷한 기조는 파월 의장 발언에서도 확인됐다. 그는 "인플레 하락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을 언급하며 여지를 남겼지만 방향은 유지했다.

최근 시장에 충격을 준 고용비용지수(ECI) 등 임금 지표를 두고선 "내려갈 것으로 봤는데 (경로가) 울퉁불퉁하다"고 진단했다.

렌트 등 주택 관련 인플레 지표에 대해서도 시간이 흐르면 안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로우 렌트 인덱스 등의 하락세가 정체된 것에 반하는 평가다. 이 지수는 물가 지수 중 주택 부문을 6~12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인플레 상방 위험을 지적하는 질문에 긴축 기조를 지속하는 이유라고 답하며 추가 긴축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질로우 관찰 렌트지수(적색)와 CPI 중 주택부문(황색) 추이

macromicro

◇ 그래도 지킬 건 확실히 지켰다

인플레 둔화에 대해 확신을 보이면서 2%가 목표라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끈다.

연준이 인플레 목표 관련 약한 의지를 보이면 기대인플레가 흔들리며 시장엔 되려 약세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긴축이란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서도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현재 통화정책이 긴축적 수준에 있다고 단언하며 디스인플레 진전이 부족하면 기준금리 동결 기간을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인디언 기우제'와 같은 방식이다.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데 현재 연준의 정책은 이와 비슷해 보인다.

생산성 관련 발언에서도 일관성이 관찰된다.

그는 경제 호조와 관련 생산성 향상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 생산성 향상을 인정하면 인플레엔 상방 압력이 커진다. 이런 상황을 초래할 여지를 확실히 차단한 셈이다.

QT(양적긴축) 축소를 발표하면서 자금시장의 긴장을 완화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긴축 장기화에 따른 위험 요인은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도입이 인플레와 아웃풋 갭, 정책금리에 미치는 영향

BIS 워킹 페이퍼(The impact of artificial intelligence on output and inflation)

◇ '인디언 기우제'에서 찾는 알파 전략

연준의 '현상 유지'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FOMC를 앞두고 확인한 패턴도 있다. 채권시장은 CPI와 고용지표에 크게 약해졌고 이후 약세 모멘텀이 지속했다. 미 국채 2년 금리는 지난달 10일 CPI 발표에 23.30bp 급등했고 고용지표가 발표된 지난달 5일엔 10.50bp 상승했다.

다만 FOMC 자체는 강세 이벤트로 작용했다. '금리인상 및 8%대 금리 가능성' 등 자극적 헤드라인에 공포가 커진 상황에선 연준이 입을 여는 순간이 기다려지는 셈이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도비시 피벗' 기조가 지속할지도 주시할 부분이다. 경기에 후행하는 실물 지표와 더 후행하는 연준 판단에 시장 참가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느 방향이든 연준보다 너무 앞서가는 것은 불리하다. 연준의 현상 유지 편향에 '박자 맞추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 (금융시장부 기자)

미 국채 2년 금리(녹색 표시 부분은 4월 5일과 10일)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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