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기금수익률 제고 방안 중 하나로 캐나다 연금투자(CPPI)의 통합포트폴리오 운용체계를 벤치마킹한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한다.
◇국민연금,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초읽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일 오후 '2024년 제3차 기금위 회의'를 열고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라는 단순 조합으로 설정한 자산배분 의미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5년 단위 중장기 전략적자산배분(SAA)과 1년 단위 전술적자산배분(TAA)의 2단계 자산배분체계를 가지고 있다. 자산군은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구분한다.
이에 더해 20년 이상 단위의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해 자산배분체제를 총 3단계로 개편하려는 것이다.
◇분산투자 효과 없어진 현 자산배분체계…대체투자 필요성 대두
국민연금이 기존 포트폴리오 도입을 고민하기 시작한 건 금융환경 변화와 맞물린다.
전통자산인 주식과 채권 간 상관관계가 높아지면서 기존 자산배분체계의 분산투자 효과가 약화했다. 반면 대체투자는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가진 실물자산, 하락장을 방어할 수 있는 헤지펀드 등 전통 자산군과의 차별화된 수익·위험 특성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런데도 1년마다 수립되는 자산군별 목표 비중 내에서 운용해야 한다는 경직성으로 인해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어려웠다.
유연한 기금운용을 위해 캐나다 CPPI의 통합포트폴리오 운용체계를 참고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다.
◇주식·채권 폭락장서 살아남은 CPPI…비결은 기준 포트폴리오
CPPI는 '기본 CPP'와 '추가 CPP'로 구분해 운용한다. 추가 CPP는 2019년 가입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만든 것으로 수익률 하락에 더 민감하다.
기금 특성에 따라 기본 CPP의 기준 포트폴리오는 글로벌주식(위험자산)과 캐나다국채(안전자산)가 각각 85%와 15%로, 추가 CPP의 기준 포트폴리오는 각각 55%와 45%로 구성된다.
채권이 아닌 대부분 투자 포트폴리오는 해외에 투자하도록 해 캐나다 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한다.
전략적자산배분에서는 자산군을 공모에쿼티, 사모에쿼티, 채권, 크레딧 투자,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으로 구분해 운용한다. 국민연금은 주식을 국내와 해외로 구분하고, 주식과 채권 외에는 대체투자로 통칭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대체투자에 유리한 자산군 구분으로 CPPI의 대체투자 비중은 60%에 이른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한 2022년 CPPI가 5.0%의 손실을 기록하며 국민연금(-8.2%)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로도 꼽힌다.
추가 시장 수익을 위해 부채(레버리지)도 활용한다. 레버리지를 통해 크레딧, 부동산, 인프라, 기타 실물 자산 등을 활용한 고수익·고위험 전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열어놨다.
◇대체투자부터 도입…기회비용 모델로
국민연금이 생각하는 중장기 운용 전략 방향성도 CPPI와 유사하다. 국민연금은 국내 전통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고자 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 이상의 수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가진 국민연금은 액티브운용을 통해 유의미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CPPI와는 차별적인 제도 형태를 고안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기준 포트폴리오가 기금위를 통과하면 우선 대체투자 영역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국민연금의 기준 포트폴리오는 기회비용 모델로 운영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신규 투자할 부동산의 위험 특성치가 주식 40%와 채권 60%로 구성됐다고 판단할 경우, 필요한 투자금액을 기준 포트폴리오의 주식 40, 채권 60씩 매도해서 마련하는 식이다.
운용체계는 개별자산군의 벤치마크 대비 성과 극대화를 추구하는 현 체계와 달리 전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체계로 전환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기금운용의 교과서적 방법론으로 인정되던 자산군 기반 자산배분체계에 문제점이 제기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체투자의 확대"라며 "전통자산 위주의 위험자산 비중 확대로는 기금의 운용 목표를 달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