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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시장 매커니즘 따른 정공법"

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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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피어 프레셔를 통한 자발적 변화 유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박경은 기자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뼈대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학계·투자자·기업·정부 측은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계 교환했다.

2일 오후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 앞으로 상장기업이 공시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어떠한 사항을 기재해야 하는지 상세히 소개된 것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세미나는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외국인 투자자를 고려해 한국거래소 유튜브 채널은 실시간 통역 영상도 제공했다.

주제발표로는 금융위와 협력한 국책연구기관 자본시장연구원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을, 거래소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며, 상장사가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 등 여섯 가지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효섭 실장은 소통을 강조했다. 기업이 주주·시장참가자와의 소통 현황을 정량적으로 기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정성을 담은 정성적 서술도 기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투자자와의 소통 내용이 기업 경영에 반영됐다면 그 결과를 소개해도 좋다고 이 실장은 권장했다.

또한 이 실장은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강조하면서도 이른바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장사가 다른 기업의 공시를 보고 압박을 느껴 동참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피어 프레셔를 유도한 바 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아시아·유럽 등에서 해외 로드쇼를 연달아 열겠다고 밝혔다. 또한 5~6월에 지역을 방문해 지역기업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행사를 열겠다고 했다.

패널토론자로는 김현정 JP모간 주식부문 대표·박민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박현수 고영태크놀러지 경영기획실장·이승근 국민연금공단 주주권행사1팀당·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정준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천기성 CJ제일제당 재경실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회자는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맡았다.

김현정 JP모간 주식부문 대표는 해외 기관투자자의 입장을 전달했다. 해외 기관투자자가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전언이다. 특히 김 대표는 해외 기관 투자자가 다양한 주주와 소통하는 사외이사와 금융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또한 해외 기관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할 한국의 모범 기업과의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선영 동국대학교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국이 공시를 의무화하지 않고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한 게 시장 메커니즘을 중시한 정공법이라는 평가다. 이어 박 교수는 가이드라인 제정은 사외이사로서도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로서 경영진에게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할 근거가 생겼다는 평가다.

정준혁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날 나온 가이드라인을 큰 그림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자본시장에 관해 금융위가 아주 많은 정책을 내놨다"며 "자사주 제도 개편 등 20년 정도 이야기가 나왔던 게 1~2년 동안 만들어졌으며 밸류업도 이러한 큰 그림에서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천기성 CJ제일제당 부사장이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업종 특성상 주주환원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조업의 경우 유지보수와 신규증설 등 투자가 필연적이기에 서비스업 대비로 주주환원율이 낮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어 천 부사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기재하는 특정 지표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불필요한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닥 상장사 대표로는 박현수 고영테크놀러지 경영기획실장이 목소리를 냈다. 박 실장은 "코스닥시장에는 고성장을 추구하는 모험적 기업이 많기에 주주환원을 공격적으로 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며 눈높이에 맞는 평가를 요청했다. 소통에 대해서는 IR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며 인력을 육성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강화해달라고 제언했다.

박민우 금융위 국장은 정부의 입장을 소개했다. 박 국장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상장사와 투자자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사업가가 사업전략을 실현하고자 자금율 유치할 때 투자자가 공감하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성실히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또한 박 국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유관기관·상장사·투자자 등 자본시장 참여자 모두가 중장기적 시각에서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긴 호흡을 가지고 지속해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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