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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재점검 선언한 이창용 "4월과 상황 바뀌어"

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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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ADB연차 총회 열린 조지아서 기자간담회

"GDP, 예상과 차이 커…겸허하게 살피겠다"

"美연준 하반기 피벗 봤는데…시점 밀려"

(트빌리시=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예상을 뛰어넘은 GDP(국내총생산) 서프라이즈에 놀라고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들여다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논의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전제했던 국내외 경제 상황들이 예상과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에서다. 이 총재는 성장률 등을 겸허한(humble) 마음으로 살피겠다는 표현도 했다.

이 총재는 2일(현지시간)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및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통방)가 5월 통방의 근거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점이라는 표현을 하기는 그렇지만 4월과 상황이 바뀌어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일(현지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ADB 연차총회 공동 취재단

◇ GDP·美피벗·환율…점검할 세 가지 요건

이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이 같은 표현을 내놓은 것은 예측을 크게 어긋난 GDP와 계속해서 지연되는 미 연준의 피벗 시점, 아슬아슬하게 급등한 달러-원 환율 등 크게 세 가지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그는 먼저 "4월 통방 때만 해도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줬고 하반기에는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미국의 경제 데이터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시점이 뒤로 밀리기 시작한 것 같다"며 "9월이냐, 12월이냐, 올해 몇 차례냐 등 디테일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전세계가 생각하는 건 미국의 견조한 경기·물가 수준을 볼 때 (피벗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으로 이 총재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GDP와 관련해 한은 경제전망에서 놓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생각보다 1분기 국내 성장률이 굉장히 좋게 나왔다"면서 "수출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오고 정도 차가 생각보다 컸다"고 진단했다.

이어 "1분기 GDP 성장률 1.3%(전기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자면 작년 한 해 성장한(1.4%) 것을 올해 1분기 만에 다 한 정도"라며 "예상보다 차이가 크게 났기에 어디에서 차이가 났는지 검토 중이고 그야말로 겸허한 마음으로 살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환율 불확실성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4월 통방 이후 중동사태가 악화돼 유가가 오르고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는데 앞으로 안정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이 총재는 털어놨다.

그는 "금융통화위원이 2명 바뀌었는데 아직 상의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여러 데이터나 이유를 알아야 방향을 잡는데 제가 이 정도면 (기존) 금통위원들도 만감이 교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일(현지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ADB 연차총회 공동 취재단

◇ CPI 평가도 '온도차'…"'예상 부합' 의미없어"

물가 역시 다시 살펴야 한다고 이 총재는 말했다. "4월 물가 둔화 정도는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한은 집행부와 다소 온도차가 있는 평가다.

그는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 2.9%를 두고 3% 미만으로 내려갔다고 강조하는데 3.1%이나 2.9%나 작은 차이에 불과하다"면서 "지금 상태에서 물가가 기존 예상에 부합했느냐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성장률 전망이 바뀔 것이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 전망까지 다시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상에 부합' 이런 게 아니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근원 CPI를 보면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긴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4월 근원 CPI가 2.3%로 낮아지는 등 예상대로 내려가고 있다"면서 "우리 금리 수준이 수요를 줄여가는 상황이기에 (금리 수준을) 긴축적으로 보는 좋은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차이점은 근원 CPI와 헤드라인 CPI 차이"라며 "그 차이를 어떻게 통화정책에 반영할지 (점검하는 것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첨언했다.

◇ "이수형 비둘기 아닌듯…김종화 온화해"

지난달 취임한 이수형·김종화 금통위원과는 모두 친분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김 위원은 직접 일하며 가까이 본 적은 없다"면서도 "성격이 온화하고 협의를 잘 하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위원은 제 학생이어서 굉장히 잘 아는데 비둘기가 아닌 것 같은데 왜 비둘기로 보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위원에 기대하는 것은 통화정책뿐 아니라 여러 가지 제도적 이슈, 구조개혁에 대한 연구 및 분석도구를 한은에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달러-원 환율 급등에 개입하겠다고 명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환율 급등) 원인이 중동 지역의 전쟁에서 촉발되는 등 우리 경제 펀더멘탈과 관련이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라며 "엔화와 같이 (원화의) 절하 속도가 빨라서 속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차원이었고 환율 개입에 소극적인 미국 재무부도 (개입이) 일시적이란 것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중립금리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는 고령화나 성장률 잠재추계를 보면 중립금리가 떨어지는 쪽으로 가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중립금리 떨어지는데 전세계 중립금리 올라가면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 5월말 한은 컨퍼런스 주제가 중립금리다"며 "답을 몰라서 세계 석학 불러서 이야기 들어보려고 하는데 그래도 답을 못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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