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임종룡의 몸집 불리기 시작됐다…증권 찍고 보험까지 넘본다

24.05.03.
읽는시간 0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정원 이수용 기자 = 우리금융그룹 임종룡호가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본격적으로 증권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덩치 키우기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사와 보험사를 매각하면서 쪼그라든 금융업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고, 성장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자 비은행 사업을 키우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국내 최대 증권사로 키운 성공 방정식을 이번에도 십분 발휘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본 부담이 재무적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비은행 약화에 5대 금융지주 끝자리로

지난해 우리금융 수장에 오른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와 자본 건전성 문제는 기본적으로 치유해야 할 과제"라고 밝히며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4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균형 있는 수익구조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위기 속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속도를 높이겠다"고 재차 밝혔다.

우리금융이 지속해서 비은행 부문에 대한 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사와 보험사를 매각한 후 그룹 포트폴리오가 급격히 약화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DGB생명)을 매각한 뒤 아직 주력 비은행 계열사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은 8천245억원인데 이 중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7천897억원으로 은행 비중이 무려 95%에 달한다.

금융지주사 체제임에도 사실상 은행 영역에 종속된 것과 다름 없는 구조다.

그룹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는 KB금융지주의 경우 순이익 1조491억원 중 국민은행 비중이 37%, KB증권이 18.9%, KB손해보험이 27.9% 등으로 고루 배분돼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금을 반영해 국민은행 수익이 대폭 하락했다 하더라도 비은행 계열사가 든든하게 실적을 뒷받침한 셈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도 1분기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70%, 하나금융지주는 은행 비중이 81.5% 수준이다.

충당금 이슈 등 비은행 계열사가 실적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지만,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효과, 자본 배치에 따른 다양한 성장 전략 등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를 채워야 한다.

◇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나선 임종룡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해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같은 해 초부터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 등 금융권에서의 전문성을 겸비한 사외이사들을 영입했다.

임 회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단행한 조직개편 인사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했다.

또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자산운용 신임 대표 후보에 남기천 우리자산운용 대표, 최승재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를 각각 추천하며 외부 출신을 전격 기용해 비은행 부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우리자산운용은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합병을 완료해 덩치를 키웠고, 국내 톱5 벤처캐피탈인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완료해 우리벤처파트너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우리종합금융의 몸집을 불렸다.

우리종금은 또 지난달 중구 소공로에서 여의도 증권가로 사옥을 이전했다.

이번에 포스증권과 합병한 후 증권업에 진출해 유상증자와 자체 성장 등을 통해 출범 10년 내에 톱10 수준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우리종금 기반의 기업여신과 단기사채, 회사채(CP) 등의 업무를 바탕으로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M&A 등 전통 IB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그룹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오는 3분기 중 합병증권사 출범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룹 전략에 부합하는 증권사 매물이 출회될 경우 추가 M&A도 검토한다.

◇ 임종룡 '픽' 우리종금 CEO 남기천, 증권 키울 중책

금융권에서는 특히 임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후 첫 번째로 영입한 외부 인사인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에 주목하고 있다.

멀티에셋자산운용을 이끌었던 남 대표는 과거 금융당국과도 활발히 소통하며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아낌 없는 조언을 제공했던 전문가로 유명하다.

임 회장과는 과거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장을 맡았을 당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임 회장의 경우 전문가에 대한 평가가 깐깐하기로 유명하다"며 "다만, 남 대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깊은 사고로 임 회장의 허들을 일찌감치 넘은 인물이다"고 전했다.

남 대표는 '임종룡 체제' 우리금융에 합류한 이후에도 임원회의 등에서 자본시장 관련 조언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로도 전해진다.

이렇다 보니 우리금융 임원들도 남 대표의 적응력과 전문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영입 당시부터 남 대표가 받은 미션은 단순했다.

임 회장이 일찌감치 증권업 진출을 예고했던 만큼, 향후 우리금융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확실한 플랜을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이에 남 대표는 영입 직후부터 우리금융 내 M&A를 담당하는 전략 부문과 함께 딜 소싱과 인수에 따른 기대효과 등을 함께 고민해왔다.

특히, 금융시장은 M&A 성공 사례를 써왔던 임 회장과 자본시장 전문가 남기천 대표가 함께 만들 증권사가 자본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2013~2015년에도 NH농협금융 회장을 맡았을 당시에도 증권업 최대 '빅딜' 중 하나였던 NH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NH증권 인수는 이제 막 '신경분리'를 끝냈던 농협금융을 명실상부한 종합금융 지주 반열에 올려놓는 마지막 퍼즐이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시에도 임 회장은 자본시장 영역에는 전문가를 써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어필했고, 그 결과 NH증권은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종금에 대한 증자가 증권업 진출의 첫 스텝이었다면, 포스증권과의 합병은 두 번째인 것으로 보인다"며 "임 회장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조만간 추가 M&A 등 자본시장 내 존재감 확대를 위한 전략이 또 한 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 집중 포트폴리오 탈피…부족한 자본 여력은 관건

임 회장의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는 넘아야 할 산이 아직 많다.

특히 우리금융의 자본 여력이 낮다는 점은 비은행 M&A에 있어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포스증권 합병은 물론 향후 롯데손해보험과 같은 보험사 인수에서도 자본 여력은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이중 레버리지 비율은 올해 1분기 96%로 관리 기준 130%와 비교하면 자회사 지원 여력이 충분하다.

반면,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분기 기준 12%로 13%를 웃도는 타 금융지주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시스템적 중요 은행 지주(D-SIB)인 우리금융은 CET1 비율 8%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달부터 도입된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1%와 올해 말 예정된 스트레스완충자본(최대 2.5%)을 고려하면 최대 11.5% 수준의 CET1 비율을 맞춰야 한다.

바젤Ⅲ 요건에 따라 우리금융이 상장사인 롯데손보를 인수할 경우 위험가중치 250%를 적용받고 피합병 금융사가 보유한 위험가중자산까지 더해질 경우 우리금융이 M&A를 위해 '오버 베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런 지적에 대해 "금융지주가 보험회사에 지주 보통주 자본의 10% 이내를 출자할 경우 출자금의 250%만큼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며 "5천억원을 투입하면 지주 위험가중자산이 1조2천500억원 늘어나는 식이라 (롯데손보를 인수해도) 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며 언론에 나오는 가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기 때문에 은행의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다 하더라도 호황기 실적을 크게 늘릴 순 없다"며 "얼마에 비은행 계열사를 사들이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이미란

이미란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