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10년 만에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향후 10년 안에 10위권 증권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한 데 대해 금융권이 갸우뚱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스증권을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증권업에 다시 진출하는 것이어서 초대형 IB(투자은행)들과 경쟁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긴 하지만, 4대 금융그룹 중 한 곳인 우리금융이 10년 만에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내놓은 목표치고는 너무 빈약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3일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을 합병해 올해 3분기 중에 '우리투자증권(가칭)'을 출범하겠다고 공식화했다.
기존 종금사의 기업금융 역량에 더해 디지털 리테일 비즈니스까지 확장하면서 초대형 IB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유상증자 및 자체 성장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10년 이내에 톱10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정수 우리금융 부사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증권사를 출범시킨 후 자산관리(WM)뿐 아니라 기업금융 네트워크 등을 통해 금융 자산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지주의 역할과 종금 라이선스를 협업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 이후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이미 업권 내 18위권의 증권사로 출범한다.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이 자본확충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2조원가량의 자금만 수혈될 경우 자기자본 10위인 대신증권을 앞서게 된다.
증권업은 곳간의 규모가 수익의 규모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도 충분한 수준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목표로 한 수준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18위권의 자본을 가진 상태인데, 지주 차원에서 증자를 몇번만 진행해도 3조원 수준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목표가 너무 소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오랜만에 증권업을 영위하다 보니 증권사 성장 목표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치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종금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시점 전까지는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발행어음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현재 초대형 IB만 가능한 자금 조달 수단을 확보한 상태에서 금융그룹 차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기존 증권사도 무시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이 합병 후 지점이 4개뿐이라더라도 우리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하면 충분한 수준으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현재 당장의 증권업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 자본력 부족으로 영업에도 지장을 받을 경우 확장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했던 메리츠증권은 자금 조달 후 건설·부동산에 투자해 급속도로 성장했으나, 현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시장 악화로 이전에 비해 영업 상황이 녹록지 않다.
모바일 및 홈트레이딩시스템 체제로 개편된 이후 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리테일 사업도 긍정적이지 않은 데다 경기 부진 속에 기업공개(IPO)와 같은 IB 사업도 위축되고 있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리테일 시장도 위축된 상태에서 대부분 수익은 IB 부문이나 자기매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 발생한다"라며 "우리금융이 증권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더라도 결국 종금 라이선스에 기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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