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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극의 파인앤썰] 깜짝 GDP에 낙관할 때 아니다

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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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분기에 예상과 달리 '깜짝' 성장을 기록하면서 한국 경제가 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분기대비 1.3%로 집계된 영향이다. 시장(연합인포맥스 전문가 컨센서스)에서 0.5%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연간으로 2% 성장률을 예상했는데 5%를 웃돈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를 반영한 듯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GDP 전망치를 기존의 2.2%에서 2.6%로 0.4%포인트 올렸다. 한국 경제가 견고한 반도체 수요에 따른 수출 호조 등으로 '일시적인 소강국면(soft patch)'에서 벗어나 성장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경제 수장들도 반색하는 모양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생각보다 성장률이 굉장히 높게 나왔다. 수출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수가 우리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은 전망치 상향조정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고 얼마나 상향하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이르지만, 수출과 국내 생산 등이 좋아지는 자체가 지표상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 내에서 1인당 GDP 4만불은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지표상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개선될 기미를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일이다. 경제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당국의 입장에서는 경제주체들에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계속 제시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친 경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지난 1분기 깜짝 GDP 호조에도 현실적으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경제주체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 가계와 기업들은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이라는 '삼중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대기업 위주의 반도체 수출 호조가 가져온 경제 착시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더욱이 1분기 GDP 통계에서 민간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정작 산업활동동향에서 1분기 소매 판매는 여전히 분기대비 마이너스에 그쳤다.

지난달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1분기 서비스업 생산이 0.8% 늘었으나 소매 판매는 0.2% 감소했다. 특히 3월만 놓고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3.2% 역성장하면서 1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 및 운송장비 투자가 줄면서 전달보다 6.6% 급감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도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1분기 GDP 호조와 달리 체감경기는 물론 각종 경제 지표상으로도 앞으로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일부 경제지표 호조에 호들갑을 떨 때가 아니라 암울한 국내외 경제 여건에 더욱 긴장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각종 구조개혁을 병행하면서 수출 회복이 투자와 소득 증가로 이어져, 이를 통해 내수가 활성화되는 연결고리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벌써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일부 외신들은 새로운 성장동력 부재와 지지부진한 제도개혁, 저출산 등을 이유로 꼽으면서 한국의 경제 기적이 끝났다는 다소 과도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바야흐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여건은 한 치 앞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섣불리 긴장감을 늦췄다가는 자칫 한국 경제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는 시기다. (취재보도본부장)

eco@yna.co.kr

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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