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급등 속 은행권, 채권 발행 확대
"공사채‧은행채 스프레드 확대 이후 다른 크레디트 약세 전망"
대출 증가 대응해 은행채 발행한 것이란 지적도
[※편집자주 : 지난달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위협한 후 크레디트 채권시장에서 균열조짐이 나타났습니다. 일부 시장참가자는 환율과 크레디트채권시장 연관성에 주목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크레디트채권 시장 현황과 지난 2022년과 다른 점, 향후 전망 등을 담은 기사 세 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지난달 달러-원 환율 급등으로 은행채 발행이 증가한 점이 회사채 등 크레티드채권 스프레드 확대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은행권은 달러-원 상승에 외환파생상품 증거금을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달 달러-원 급등에도 은행권이 증거금으로 낼 담보가 부족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환율 상승이 은행채 발행에 일부만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도 있다.
◇ 지난달 중순 이후 은행채 발행 급증…"환율 주목"
8일 채권·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장중 달러-원이 1,400원까지 치솟은 후 은행채 발행이 증가했다. 달러-원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1,413.50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은행권은 채권을 3조500억원 순발행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순발행은 2조6천800억원,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순발행은 5조8천19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달러-원이 급등한 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첫 번째 차트)
[출처: 인포맥스 화면번호 4236]
시장참가자는 달러-원 급등으로 은행권이 외환파생상품 관련 추가 증거금 마련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은행채 발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은행 한 딜러는 "달러-원이 급등하면 은행권의 외환(FX) 스와프 바이앤드셀 포지션에서 문제가 발생해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할 수도 있다"며 "이를 위해 은행권이 채권을 발행해 국고채 등 고유동성자산 매입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업체가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면 은행권은 이를 헤지하는 과정에서 바이앤드셀 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조선업체가 장기구간에서 환위험을 헤지하는 걸 고려하면 은행권은 통화스와프(CRS) 시장에서 이를 헤지할 수 있다.
달러-원이 오르면 셀 포지션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할 수 있다.
이런 은행채 발행 증가와 최근 크레디트 채권 강세 누적 등으로 은행채 신용스프레드는 확대압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AAA 등급 은행채 1년물 신용스프레드는 지난달 15일 14.9bp에서 전날 21.8bp로 확대됐다.
최근 공사채 신용스프레드도 최근 강세 누적 등으로 벌어졌다. AAA 등급 공사채 1년물 신용스프레드는 지난달 15일 13.2bp에서 이달 3일 16.1bp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AAA 등급 공사채 2년물 신용스프레드도 11.8bp에서 14.8bp로 벌어졌다.
◇ "다른 크레디트로 약세압력 확대될 수도"
공사채와 은행채 약세 등으로 회사채 등 다른 크레디트채권의 스프레드 확대압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회사채 수요는 대체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하지만 크레디트 채권 섹터 상단에 있는 공사채와 은행채 약세가 영향을 끼쳐 회사채 스프레드도 확대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도 최근 강세 누적 등으로 가격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장참가자는 지난달 달러-원 급등이 은행채 발행 증가에 일부만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은행 다른 딜러는 "지난달 달러-원 상승으로 은행권이 채권을 발행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환율 때문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달러-원 급등에도 은행이 증거금으로 낼 담보가 부족한 상황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은행이 대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은행채를 찍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한 자금팀 관계자는 "달러-원 상승도 은행채 발행 증가의 한 요인"이라며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LCR 규제완화(95%) 조치가 7월부터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예정"이라며 "이에 대비해 은행채를 찍었을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LCR은 이미 100%가 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환율 상승 등으로 LCR이 하락할 것에 대비해 은행이 채권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달러-원이 2022년처럼 1,400원을 상향돌파했다면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고 크레디트채권시장이 더 흔들렸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은행의 다른 자금팀 관계자는 "지난달 달러-원이 1,400원대를 뚫고 올라갔다면 은행권은 채권을 더 발행해야 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크레디트채권 시장에 좀 더 충격이 가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달러-원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은행채 발행도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yg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