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개혁회의 5개 실무반 구성…과당경쟁·불완전판매·회계논란에 메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당국이 산적한 보험산업 현안의 '전면 이슈화'를 꺼내 들며 보험 산업 대수술을 예고했다.
'개혁'이라 이름 붙인 대수술의 강도와 속도도 과거 일련의 제도 개선이나 정책 발표와는 차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의 기대와 긴장도 커지는 모양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출범한 '보험개혁회의'의 목표는 보험 산업의 생존이다. 수년간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보험업계가 되풀이되는 건전성과 신뢰도 문제로 곪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출발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보험개혁회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평소 김 위원장은 정체된 보험산업에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고 한다. 이 원장 역시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IFRS9)를 둘러싼 논란을 시작으로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과당경쟁, 단기 위주의 수익 인식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이에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단순한 태스크포스(TF)가 아닌 '개혁 회의'라는 이름으로 이번 논의 과정의 강도를 높였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과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필두로 보험개혁회의를 주도할 보험라인도 새롭게 교체됐다.
금융위에선 안창국 금융산업국장과 고영호 보험과장이, 금감원에선 서영일 보험감독국장과 이태기 보험리스크관리국장이 키 맨이다. 특히 금융위 내에서도 촘촘한 정책 어젠다 세팅으로 손꼽히는 고영호 과장이 얼마 전 과장급 인사로 보험과로 이동하며 이번 회의를 주도하게 됐다.
전일 열린 회의에서는 권 사무처장은 "덮고 지나가는 것 없이 모든 걸 이슈화하고 개혁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며 보험업계에 적잖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간 땜질식에 비유됐던 제도 개선이 아닌 중·장기적 관점의 종합적인 로드맵을 내년 초에 발표하겠다는 얘기다.
보험개혁회의가 구성한 5개 실무반(新회계제도·상품구조반·영업관행반·판매채널반·미래준비반) 은 최근 논란이 됐던 업계 현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新회계제도반은 도입 2년 차를 맞이한 IFRS17 관련 이슈 전반을 다룬다. 지난해 4차례에 걸쳐 금융당국이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손질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한 적용을 두고 보험사의 해석이 분분해서다.
상품구조반은 생·손보 업계가 내놓는 각종 특약과 상품별 헤지, 손해율 관리 등을 검토한다. 무저해지·단기납 등 논란의 대상이 됐던 상품군별 개선안은 물론 실손보험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영업관행반은 매해 되풀이되는 절판 마케팅, 불완전판매 이슈를 통한 소비자 보호 등을 다룬다. 판매채널반은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GA 내부통제가, 미래준비반은 보험업계의 신사업 영역 등이 검토된다.
이번 보험개혁회의를 대하는 보험업계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수년간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던 산업 전반에 신사업 진출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 등 반복돼온 관행과 회계 논란에 대한 메스가 우선시 되리란 생각이 우세해서다.
전일 회의에 참여한 보험사 임원은 "회의의 톤이 이전과는 달랐다. 오랜 시간 산적한 현안, 너무 커서 손대지 못했던, 못 본 척했던 안들이 이제 도마 위에 올라갈 것"이라며 "마지막이라는 말만큼은 공감됐다. 더 지체하면 산업의 존폐가 달린 만큼 업계도 맞을 건 맞더라도 이번을 계기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대한 속도감 있게 개혁 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김주현, 이복현 두 수장이 의기투합한 만큼 작정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보험산업은 생존의 위기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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