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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관배정 난맥상①] "락업까지 걸었는데"…HD현대마린, 국내외 차별 논란

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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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확보 비율 극명, 존재감 옅어진 '의무 보유 확약'

[※편집자주 : 기업공개(IPO) 대어를 바라보는 국내외 기관들의 눈길이 심상치 않습니다. 치열한 물량 확보 경쟁 속에서 국내외 배정 비중을 두고 기관 간 차별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의무보유 확약까지 걸고도 이를 약속하지 않는 해외 기관보다 물량을 적게 받으면서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IPO 시장에서의 기관 물량 배정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보는 기획 기사 4건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이 매섭다.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에도 흥행 기록을 세우며 화려한 증시 입성을 앞뒀지만, 국내와 해외 기관 간 차별 배정 논란까지 피하진 못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의무보유 확약(락업)을 건 국내와 달리 해외 기관은 대부분 이를 약속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형평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상장 후 주가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의무보유 확약이 중요하지만, 이를 약속하지 않은 해외 기관이 물량을 더 받아 가면서 국내 기관들의 불만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해외 1.8% 받았는데, 국내 불과 0.3%

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는 8만3천400원, 공모 주식 수는 890만주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445만주는 신주로, 남은 445만주는 구주 매출 형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수요예측 흥행으로 공모 규모를 끌어올렸다. 당초 희망 공모가로 7만3천300원~8만3천400억원을 제시해 최소 6천523억원가량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이후 수요예측에서 희망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조달 규모가 7천422억원으로 늘었다. 국내외 기관 경쟁률이 201.13 대 1에 달한 데다 참여 물량의 81% 이상이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적어내면서다.

기관들의 높은 물량 확보 경쟁은 이후 배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국내외 기관에 배정한 물량은 공모 주식 수의 55%인 489만5천52주다. 이 중 293만6천985주(60%)는 국내 기관에, 195만8천67주(40%)는 해외 기관 몫이었다.

수치상으론 국내 기관 배정 비중이 커 보이지만 신청 물량을 고려하면 상황이 다르다.

국내 기관의 수요예측 신청 수량은 8억121만주로, 이 중 0.3%만이 물량을 가져갔다. 반면 해외 기관은 약 1억561만주를 신청해 1.8%에 해당하는 195만8천67주를 배정받았다.

HD현대마린솔루션 IPO 기관 배정 내역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 및 해당 자료 재가공

◇의무 보유 확약도 안 통했다…형평성 논란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을 따져보면 국내외 기관의 차이는 더욱 극명했다.

국내 기관은 신청 물량의 45% 이상(약 3억6천643만주)에 의무 보유 확약을 걸었다. 짧게는 15일, 길게는 6개월까지 공모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조건까지 설정해 주문을 넣은 것이다.

의무보유 확약은 상장 후 약속한 기간까지 물량을 매도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관에는 다소 불리한 조건으로 여겨진다. 다만 발행사 입장에선 상장 후 한동안 매도 물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외국 기관이 의무보유 확약을 걸고 신청한 수량은 657만1천주에 불과했다. 해외 기관이 신청한 물량의 6.2% 수준이다.

이마저도 해외 기관에 배정된 몫은 대부분 미확약 물량이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국내외 기관에 배정한 489만5천52주 중 44.8%에 해당하는 219만2천932주를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은 물량으로 채웠다. 이중 미확약 분의 89.25%가 해외 기관 몫이었다.

사실상 국내 기관은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았을 경우 0.05%만이 물량을 받았지만, 해외 기관은 이를 설정하지 않고도 1.9%가 주식을 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몫에 우선 배정 혜택이 있는 하이일드펀드 수량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해외 대비 국내 기관을 홀대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모습"이라며 "기관엔 불리할 수 있는 의무보유 확약까지 걸고 물량을 신청해도 이를 설정하지 않은 해외 기관이 더욱 우대받는 듯한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해외 투자자 모집에도 공을 들인 IPO였지만 국내외 기관 배정 비율이 동등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수요 확보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이뤄졌던 만큼 글로벌 기관들이 끌어올린 흥행 분위기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자를 모집했던 만큼 국내와 해외 비중을 50%씩 가져가야 한다는 측면에선 해외 기관이 물량을 적게 받은 것"이라며 "국내에선 밸류에이션 논란도 있었지만, 해외에서 먼저 북 오픈을 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던 터라 글로벌 기관의 공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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