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상장 당일 매도 리스크에도 배정 제각각
물량 확보 경쟁 속 '불공정' 지적 꾸준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김학성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배정 비율을 둔 불공정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상장 후 주가 하락 리스크를 방어할 의무 보유 확약(락업) 조건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국내외 배정 조건 상이…'락업' 두고도 차이
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을 두고 국내 기관 투자자가 가장 분통을 터뜨리는 부분은 '락업'이다. 국내 기관은 수익 실현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의무 보유 확약까지 걸면서 물량 확보에 공을 들였지만, 해외는 이를 설정하지 않고도 비교적 수월히 공모주를 배정받았다.
락업은 상장 후 주가 관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중 하나로 꼽힌다.
기관들이 일정 기간 물량을 팔지 않도록 해 상장 직후 대규모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
이에 국내 IPO 기업들은 락업 기간이 긴 기관을 중심으로 물량 배정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일례로 HD현대마린솔루션이 국내 기관에 배정한 공모 주식(293만6천985주) 중 절반에 달하는 49.5%가 락업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한 물량이었다. 이어 3개월에 35%, 1개월에 6%, 15일에 0.2%, 미확약 수량에 8%가 배정됐다.
반면 해외 기관은 배정 물량 중 800주를 제외한 195만7천267주가 모두 미확약 분이었다. 국내외 기관 간의 형평성 논란이 더욱 극대화되는 배경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서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찾았던 LG에너지솔루션과 두산로보틱스, 에이피알 등에서도 비슷했다. 국내 기관에 한해서는 의무 보유 확약 기간이 길수록 배정을 많이 했지만, 외국기관은 미확약에 할당된 몫이 많았다.
국내외 기관 물량 차별 논란과 더불어 락업 설정의 존재감이 옅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의무 보유 확약은 IPO 기업이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하다는 기관들의 신뢰와도 연결된다. 국내 기관은 비교적 긴 투자를 약속하고도 물량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외국 기관은 상장 당일 매도할지 모른다는 리스크에도 비교적 수월하게 물량이 배정되고 있다.
◇"락업 인정 조건 차이" vs "과도한 특혜"
국내외 기간 간에 락업 인정 조건이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 투자자 역시 장기 보유를 약속한 곳을 중심으로 배정받고 있지만 국내외 락업 확약에 차이가 있어 지표상 명확히 드러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보내는 의무 보유 확약과 해외 증권사에 보내는 확약서의 내용 자체가 다르다 보니 엄밀히 따져 나누기가 어렵다"며 "대신 해외 기관도 주로 장기 보유를 얘기한 투자자 위주로 배정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공식적인 확약 의무에서는 여전히 자유로운 만큼 국내외 기관 간의 형평성 문제에서는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해외 기관의 경우 주관사와의 배정 시 거래 실적 유무가 중요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락업보다 우선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입장에서는 다른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은 해외 투자자에게 좀 더 힘을 실을 순 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의무 보유 확약을 많이 한 기관보다 물량을 더 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는 결국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phl@yna.co.kr
hskim@yna.co.kr
피혜림
phl@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