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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한은 정책자금 받으려 서류조작 덜미…비상경영 무색

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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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검수 과정서 사업자등록증 위조 발견

해당 직원 직위 해제 후 대기발령…위법시 수사의뢰·징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KB국민은행 지역그룹의 직원이 한국은행의 정책자금을 타내기 위해 기업의 대출 서류를 위·변조한 사실이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로 대규모 배상에 나서고,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내부통제 강화를 명목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부정 영업행태가 지속하자 국민은행 내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실적 쌓기에 매몰된 영업 관행이 임직원들의 도덕성 결여를 확산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과 함께 경영진의 내부통제 능력에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실적에 눈멀어 서류 조작까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 한 지역그룹의 직원이 한은 금융중개지원대출(C2)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대출 문서를 조작해 부정 대출을 일으키려다 한은의 검수 과정에서 적발됐다.

국민은행은 이 지역그룹을 관할하는 대표와 담당 직원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 인사 조치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와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창업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한 기업지원프로그램이다.

한은이 은행에 공급하는 대출의 총한도를 미리 정하고, 일정 기준에 따라 은행별 한도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기업들이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이 자격 요건 등을 확인한 후 한은 지역본부에 자금을 신청한다.

한은은 검수를 거쳐 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지원해주고, 그 돈으로 은행이 기업에 저금리 대출을 내주는 구조다.

한은 본점에서 각 금융기관 본점에 배정하는 정책자금은 'C1', 한은 각 지역본부에서 해당 지역 내 은행에 배정하면 'C2'로 분류된다.

현재 C2 대출은 2% 초반 금리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상당히 낮은 만큼 지원 대상 선정 업체 자격 요건이 높은 편이다.

A 직원은 C2 지원 대상이 아닌 임대업종에 대출을 내어주기 위해 해당 기업의 사업자등록증에 명시된 업종을 위·변조해 한은에 자금을 신청했는데 한은의 검수 과정에서 발각됐다.

한은은 곧바로 은행 본점에 통보했고,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들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한 후 부정 대출 정황을 조사 중이다.

국민은행은 A 직원의 행위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향후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조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씨가 올 초 승진한 후 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영업하려 했고, 부정행위가 적발됐음에도 이를 숨기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서 유사한 사례들이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얘기도 있어 은행 전체적으로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윤리 문제냐 내부통제 소홀이냐…실적압박 '도마'

고객 신뢰 회복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며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섰지만, 온갖 사건·사고들이 적발되자 국민은행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여의도 본점에서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윤리 실천 및 사고예방 결의대회'를 열었다.

홍콩 ELS 대규모 손실에 이어 직원이 담보가치나 임대료를 실제보다 부풀려 대출을 과하게 내준 배임 사고가 잇따라 터진 데 대한 조치 차원에서다.

국민은행은 금융사고는 '기본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경각심과 위기감을 갖고 금융윤리 실천과 사고예방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해 최근 전직원이 실천 서약에 서명했다.

그럼에도 며칠 지나지 않아 각종 금융사고와 비위 행위들이 터져 나온 것이다.

C2대출 부정 사례 뿐 아니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지점장이 지난해 말 승진한 데 이어 개인차량을 운행하면서 영업하다 발각돼 대기발령 조치된 경우도 있었다.

또 대출 실적을 올리기 위해 거래 업체와의 부정행위 정황도 여러 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관계자는 "윤리 문제냐 내부통제 문제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잘못된 관행이 뿌리 깊게 박히게 된 데에는 실적 압박도 컸다"면서 "곪을 대로 곪은 조직 전반에 대한 쇄신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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