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둔 가운데 업계에선 당국 혼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PF 사업장 분류 및 충당금 적립에 각 업권마다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곧 발표할 PF 정상화 방안에는 공통된 사업성 평가 기준이 포함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한 금융지주 산하의 계열사들은 PF 여신의 자산 분류와 충당금 적립 규모를 공유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았다.
PF 사업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곳으로 알려진 은행이 증권·캐피탈 등 2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널널한 분류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이를테면 인허가 등의 사유로 1년 이상 본 PF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브릿지론 여신의 경우, 은행은 정상 사업장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2금융권은 요주의이하여신으로 보고 있는 식이다.
PF 업계 관계자는 "증권·캐피탈·상호금융 등 2금융권이 우려하는 사업장을 은행은 오히려 정상 사업장으로 분류하고 있었다"며 "가장 보수적으로 알려진 은행권의 PF 자산이 예상보다 부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혼선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금감원의 업권별 감독 부서마다 PF 사업장을 바라보는 온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PF 부실이 지적돼 온 증권·캐피탈·중소금융 업권 등은 금감원이 더욱 보수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한 데 비해 은행·보험업권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PF 시장에 위기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2금융권은 더욱 보수적으로 변해왔다"며 "감독당국이 한 사업장을 찍어서 '이곳은 왜 정상여신으로 분류돼 있냐. 더 보수적으로 보라'고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된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은행·중소금융·자본시장감독국 등 부서마다 다른 온도로 PF 사업장을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곧 발표할 PF 정상화 방안에 금융권 공통으로 적용되는 통일된 사업장 평가 및 충당금 적립 기준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PF 사업장 구조조정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금융사들이 동일한 기준을 통해 살릴 사업장과 정리할 사업장을 분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사업장을 은행, 증권, 캐피탈 등이 다 다르게 평가한다면 사업장 매각에 속도가 나기 힘들 것이다"며 "당국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만 정상화 방안 발표가 연초에서 총선 전후, 5월로 점점 미뤄졌다. 경착륙, 연착륙 시나리오 등 당국의 스탠스가 분명히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보험이 정상 사업장 분류를 하는 것은 대부분 여신이 선순위이기 때문이다"며 "사업성보다 회수 가능성을 토대로 건전성을 분류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 "사업성 평가 기준이 구체적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가 실효성 있게 이뤄지도록 본PF, 브릿지론 등 성격에 따라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으로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전 금융업권에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촬영 임은진]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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