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인도, 3위 경제 대국 전망…대사까지 출동해 힘 싣기
소극적인 日…"中, 투자처로서 매력 없어"
(로스앤젤레스=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올해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이 지난해와 비교해 세션 규모를 줄이며 힘을 빼는 모습을 보였던 반면 인도는 단독 세션을 2개로 늘리며 영향력을 확대한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부터 인도의 부상이 미국 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데 이번 콘퍼런스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2024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는 8일(현지시간)로 나흘간의 행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총 264개의 공식 및 비공식 세션에서 1천명이 넘는 연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행사를 주최한 밀컨 연구소는 싱가포르에 아시아 센터를 별도로 둘 정도로 아시아 태평양(아태) 지역을 신경 쓴다. 자연스럽게 아시아 주요국의 시장 현황과 전망에 관한 세션이 마련되고 아태 지역에 관심 있는 시장 참가자들이 강연을 듣고 서로 교류하는 자리를 갖는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으로 국한하면 한국과 일본, 중국에 대한 관심이 덜해진 반면 인도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모습이었다.
◇韓·日, 올해 투자자 세션 1개에 그쳐
한국과 일본, 중국은 올해 각각 1개의 세션을 여는 데 그쳤다. 그나마 중국은 공개 세션을 열어 더 많은 청중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한국과 일본은 소규모 비공개 세션을 열어 작년보다 힘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밀컨 콘퍼런스에서 국적을 내건 세션을 열며 의욕적으로 참가했다. 올해는 작년과 같은 규모로 비공개 세션을 열며 밀컨 콘퍼런스에서 존재감을 이어가는 데 힘을 줬다.
올해 한국 세션의 주제는 '인공지능(AI)과 게임 산업, 스타트업 투자 전망'이었다. 작년에는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주요 연사로 참석해 한국의 투자환경을 논의한 바 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올해 비공개 세션을 열었는데 작년과 비교하면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투자자 전망 세션과 함께 '일본의 다음은 무엇인가(What's Next for New Japan)'라는 주제로 행사가 진행됐다.
올해 콘퍼런스에 참석한 뉴욕 소재 한국 기관 관계자는 "이번에 눈에 띄는 점은 아무도 일본을 찾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일본 증시가 작년 말부터 모처럼 살아나면서 일본이 화두가 될 줄 알았는데 일본 측에서도 세션 규모가 줄고 참석자들도 관심이 없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인기 없는 中…"투자처로서 매력 잃어"
중국도 올해 세션 규모를 줄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지난해 1개의 공개 세션과 2개의 비공개 세션을 운영하며 의욕적으로 존재감을 확대했었다. 공개 세션의 주제는 '중국과 세계 경제(China and the Global Economy)'였고 비공개 투자자 세션 외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전략적 경쟁 관계를 찾아서(The United States and China: Navigating Strategic Competition)'라는 비공개 세션도 열어 투자를 논의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세션 규모를 하나로 줄인 것을 두고 미국과의 관계 냉각과 함께 투자처로서 매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세션의 주제는 '중국 투자 전망 : 낙관해야 하나 경계해야 하나'였다.
한국 기관 관계자는 "작년부터 중국 주가가 떨어지고 부동산도 침체인 데다 상하이와 홍콩 등에서 해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면서 미국에서도 관심이 식은 것 같다"며 "시진핑 체제에서 지금 추세라면 중국이 투자처로서 매력을 되찾기 힘들어 보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중국은 별다른 존재감을 못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국 세션에도 참석했는데 연사들도 모두 중국계였고 내용도 중국이 좋으니 투자해야 한다는 말뿐이었다"며 "그나마 미국 소재 투자기관의 연사가 부정적인 의견도 냈을 뿐 세션은 전반적으로 영양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또 다른 한국 기관 관계자도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 관련 제재를 계속 가하는 게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중국은 결국 제대로 된 자본주의를 구현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에서 확산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인도로…"3위 경제 대국 알아둬야"
한일중과 반대로 인도는 올해 밀컨 콘퍼런스에서 존재감을 확대했다. 미국에서 AI가 최대 화두인 데다 주요 기술기업을 인도계가 이끄는 현상까지 맞물려 인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인도 세션은 '미국-인도 관계 : 가능성과 전망(The US-India Relationship: Possibilities and Perspectives)'과 '인도의 부상을 따라서 : 번영 혹은 불안(Charting India's Emergence: Prosperous or Precarious?)'이라는 소주제로 두 개가 진행됐다.
두 세션에 모두 에릭 가르세티 주(駐)인도 미국 대사가 참석해 무게를 더했고 참석자들도 성황을 이루면서 미국 내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국적을 내건 세션 가운데 해당 국가의 미국 대사까지 모두 참석한 것은 인도 세션들이 유일하다.
비공개 세션에는 인도 최대 대체자산 전문 국부펀드인 국립투자인프라펀드(NIIF)의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참석해 인도 투자의 이점을 설명했다.
인도는 오는 2027년이면 일본과 독일마저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50년이면 중국마저 넘어서 미국 다음의 경제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에 더해 미국의 주요 빅테크를 인도계가 이끄는 점도 인도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AI 기술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인도의 공학 기술과 인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른다면 기술 혁신에 도태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느껴진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 기관 관계자는 "작년에는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라는 주제를 내세웠다면 올해는 인도가 그렇게 했다"며 "애초 미국과의 관계라는 거시적인 그림을 토의한다는 것 자체가 인도 이슈는 시장의 많은 부분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밖에 아태 지역을 주제로 한 세션도 올해 밀컨 콘퍼런스에서 두 개나 열리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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