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동조압력 유도로 경쟁사간 눈치싸움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밸류업 공시가 시작되려는 가운데 상장 증권회사도 공시에 참여할지 관심이다. 상장 증권사 간에 벌써부터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등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동조 압력)'가 작동하는 분위기다.
9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삼성·키움·신영·대신·한화투자·교보·유안타증권 등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 종목을 담은 증권업종지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지난 1월 중순 이후 16% 이상 상승했다.
이달 확정되는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참고해 다음 달부터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상장사의 주가는 시장 기대 속에서 더 오를 전망이다. 투자자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할 증권사를 식별하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 공시 담당자는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는 있지만, 다른 경쟁사의 동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공시 참여 여부는 주가에 반영될 정보라 쉽게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모두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중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업계를 선도하는 초대형 증권사가 포문을 열어주길 바란다"며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내용을 포함한 공시를 작성해야 하는지 감을 잡고 따라할 듯하다"고 말했다.
당국이 유도한 피어 프레셔가 상장 증권사 사이에서 작동하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패널티가 없는 이유와 관련해 자율적 시장압력이 패널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동일 업종 내에서 한 상장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 다른 경쟁사도 따라오게 된다는 논리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역시 피어 프레셔를 중심으로 프라임 마켓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의 밸류업 공시를 끌어냈다.
특히 일본에서는 은행업종의 공시 비율이 지난 1월 기준으로 98.5%에 달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문경영인 체제인 금융산업 내 동조 압력이 크게 작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금융지주 상장사도 밸류업 공시 여부와 관련해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가 눈치만 보며 직접 움직이진 않는 상황"이라며 "서로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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