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트렌드 대응' 비판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최근 전기차 판매 둔화를 틈타 하이브리드차(HEV)가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기아도 급히 전략 수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명가 '도요타'를 포함한 일본 완성차들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해 미국 등 주력 시장에서 HEV 생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조3천529억엔(약 44조원)을 기록했다.
미국 내 하이브리드카 판매 호조와 엔저 효과가 더해지면서 지난해 대비 무려 96.4%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강달러와 고부가가치 믹스 개선 등 영향으로 56.7% 증가한 26조7천348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도요타와 비교하면 이익 개선폭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수요 감소에 돌입한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 전략에서 차이가 났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과 시장조사업체 워즈오토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의 점유율은 78.9%에 달한다.
특히 도요타의 점유율은 48.8%로, 전체 시장의 절반가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지난 1990년대부터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차에 주력해온 결과다.
반면, 한국 완성차업체의 점유율은 1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판매에서 일본 업체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보인다"면서도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하이브리드차 대비 상대적으로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일본 업체와 비교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이 같은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14국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30% 늘어난 421만대로 집계됐다.
도요타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대수는 344만대로 전년보다 32% 늘어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2025년에는 하이브리드차를 500만대 이상 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 대응해 현대차·기아도 HEV 생산 캐파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HEV 라인업도 대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이승조 전무는 지난달 25일 올해 1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0월 또는 연말 가동할 예정인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하이브리드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시설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차 투자와 관련해서도 "중형과 대형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갖춘 상황에서 소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개발에 들어간 상태"라며 "전 라인업의 하이브리드를 장착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다목적 차량(MPV)인 현대차 스타리아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2세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 예상치는 작년 대비 28% 성장한 48만대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에서 올해 11%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시장 트렌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향후 전동화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초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하이브리드 라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다.
아직까지 제네시스는 '2030년 완전 전동화' 전략으로 내연기관차에서 순수전기차(BEV)로 직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2월 피터 란자베키아 미국 제네시스 딜러자문위원회 회장이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로 넘어갈 준비가 되지 않은 고객을 위해 제네시스가 PHEV 모델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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