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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석유화학…"구조개편 피할 수 없어"

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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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우상향하던 이익창출력 변곡점 맞아"

"롯데·LG그룹, 상대적으로 위험도 높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불황에 직면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 개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크레디트 세미나에서 "기반시장이 위축되고 원가경쟁력이 약화하며 한국 석유화학사의 사업안정성이 저하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과거 40년간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이익창출력이 우상향 추세를 보였지만, 이번 저점을 변곡점으로 이런 추세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공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유로는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제고 등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2000년대 이후 한국과 중국은 석유화학에 있어 매우 높은 상호의존도를 유지해왔다"며 중국이 자급률 제고를 목적으로 대규모 증설을 시작한 2019년 이후 이런 구도가 깨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기업의 사업경쟁력이 저하된 점도 문제로 꼽혔다.

원료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업체들은 운송비를 포함한 원가경쟁력이 동남아시아나 중동 업체들과 비교해도 밀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 이란산 저가 원료를 사용해 경쟁 우위를 점했다"며 "북미 설비는 셰일가스에서 추출된 에탄이 사용된 설비의 비중이 큰데, 운임을 감안해도 에탄설비의 경쟁력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사들에 있어 구조 개편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앞서 석유화학업 구조 개편을 겪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1960년대 기술 범용화에 따라 경쟁이 심화하자 석유회사가 화학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재편이 이뤄졌다.

이때 인수된 화학사는 수취한 인수대금으로 정밀화학과 제약사업 투자를 늘렸다.

일본은 내수시장 둔화로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유인이 떨어지자 정부 주도 재편을 단행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범용 석유화학업의 중장기 경쟁력이 저하한 상황이 일본과 유사하다고 봤다.

그는 "일본과 유사한 방향으로 간다면 유휴설비 통합과 매각이 있을 것"이라며 "원가경쟁력이 낮은 단독 NCC 설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별로는 중국의 증설이 집중된 올레핀계 기초유분 제품의 비중이 높은 롯데와 LG그룹의 노출도가 산업 평균 대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와 SK그룹의 노출도는 비교적 낮았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는 NCC 증설 투자에 대해 김 연구원은 "인도네시아는 과거 중국처럼 성장률이 높고 석유화학 제품을 순수입하는 국가"라며 "장기적으로 사업경쟁력에 도움이 되지만, 내년까지 1조원 넘는 자금이 들어가는 점을 유의해 신용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이익창출력 추이

EBITDA(파란색 막대), 실선(5년 최고값)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크레딧 세미나

[촬영: 김학성]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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