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마침내 사람들이 현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도쿄 모빌리티쇼에 참석한 토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하이브리드차 바람에 대해 이렇게 진단하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옳았다"고 단언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연합인포맥스 캡처.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에 대한 고집은 한동안 평가 절하되며 '갈라파고스 재팬'과 한 맥락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아키오 회장의 전망은 재조명받고 있다. 도요타가 지난해부터 보여준 실적, 그리고 최근 완성차 업계의 전략 수정을 보면 그렇다.
◇ 하이브리드의 표준 만든 도요타…기술 개발만 50년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가 라이선스 비용을 받지 않고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차량 관련 특허는 2019년 기준 약 2만4천개에 이른다. 사실상 최근의 하이브리드 차량 기술이 대부분 도요타가 제공한 표준 특허에 의존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키오 토요다 회장의 하이브리드에 대한 사랑은 무려 1970년대로 소급해 올라간다. 도요타가 1997년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하지만 그 첫 모델 발표전까지, 하이브리드 연구만 30년 가까이 진행됐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도요타는 1971년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로 하이브리드 역사가 50년이 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만개의 특허를 보유, 하이브리드의 표준이 됐다. 2010년 이후 출원 및 등록한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도 4천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의 경우 약 1천600건, 중국 비야디(BYD)는 160건 정도로 추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가 로열티 없이 제공한 하이브리드 특허가 2만개가 넘는다"며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공급사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脫 도요타 실천한다…현대차, 내년부터 자체 생산 하이브리드 엔진 사용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조금 달랐다. 현대차는 1990년부터 '무공해 자동차 개발'이라는 목표로 전기차 연구를 시작했다. 1991년에는 쏘나타(Y2) 전기차를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브리드를 경시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 역시 2009년, 양산형 하이브리드 아반떼 LPi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도요타보다는 10년 이상 늦은 셈이다.
도요타 기술에 대한 의존도도 최근에야 낮추려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하이브리드 개발을 마쳤으며 내년께부터 차량에 탑재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키오 회장은 최근에도 "아무리 전기차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시장점유율의 30%라고 생각한다"며 "나머지 70%는 하이브리드나 수소전기차, 수소엔진차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최근의 완성차 업계 동향을 보면 실제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다.
포드는 테네시 공장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1년, 캐나다 온타리오 공장 대형 전기 SUV 생산을 2년 늦췄다.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량을 늘렸다. 포드는 올해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를 전년 대비 40% 상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1위 제너럴모터스(GM)도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신규 개발 중인 2.5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년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과 제네시스 GV80에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파워트레인 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지만 이를 인기 차종에 적용, 판매량을 대거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내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가 유력하다"며 "2025년 파워트레인 공급사 현대트랜시스를 통해 듀얼 모터 방식의 차세대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이 가까워지면서 후륜구동 방식의 하이브리드 개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차종 양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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