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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유입 늘면 임금 더 오른다"…美 고용시장의 수수께끼

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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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공개한 NBER 보고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 고용시장에서 이민자가 증가하면 임금엔 상승 압력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급(이민자)이 늘면 임금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란 통념에 반대되는 결론이다.

◇ NBER "이민 늘면 임금 오른다"…노무라 "이민, 디스인플레 효과 없어"

전미경제학회(NBER)는 10일 "이민이 임금과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Immigration's effect on U.S wages and employment redux)'제목의 보고서에서 이민자 유입은 국내 인력에 상당한 수준의 보완 효과를 낸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종전 국내 인력의 임금과 채용률(employment-population)을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대학교를 졸업한 인력을 중심으로 이민이 집중됐는데 상대적으로 교육을 덜 받은 국내 인력과 보완 효과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긍정적 동기부여 효과도 언급됐다. 이민자 유입이 종전 국내 인력에 직업적 전문성 강화와 개선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하단에 제시한 차트(첫 번째)를 보면 이민자 확대는 고졸자와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저교육 현지 인력의 임금 증가율을 더욱 많이 끌어올렸다.

이민은 미국 현지 인력의 고용률도 평균 2.4%포인트 상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가 미 국민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란 우려와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민자 증가가 임금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8일 공개한 보고서(US:Immigration and wage growth)에서 가파른 이민자 유입이 최근 몇 년간 디스인플레에 기여했다는 증거를 거의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론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의 인구 충격이 있었다. 베이비 부머 세대가 일자리를 찾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과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오른 1970년대 초반과 1980년대, 고령화와 은퇴가 많았던 2010년대다.

노무라 증권은 고용시장에 공급이 늘었을 땐 오히려 임금 증가세가 가팔랐고 노동인구의 증가세가 둔화했을 때는 임금 증가세가 되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두 번째 차트)

◇ 인구 충격의 수수께끼…"임금에 영향 왜 없을까"

인구 요인이 시장의 수급에 따른 가격 결정 메커니즘에서 벗어난 이유로 노무라증권은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고용은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가 아니란 점을 들었다. 이보다 고용은 거래 상대방 간 관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채용과 인력 유지에 투자하는 셈이고 근로자는 채용 이후 직무 전문성 등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명목 임금 삭감에 주저하는 점도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배경이다.

대부분 기업이 숙련된 인력 채용을 원하는 점도 영향이 있다. 통상 경쟁사 임금을 벤치마크로 삼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이민에 따른 상품 및 서비스 인플레 압력 상승을 들었다. 이민자 증가에 수요가 늘면서 인플레 압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에서 이러한 경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 통화정책 시사점은

이민자 증가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 대응을 어렵게 할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늘어난 인구가 주택 관련 인플레에 상방 압력을 가해서 디스인플레가 정체될 수 있어서다. 주택 관련 지표는 CPI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미국 순유입된 이민자 수가 주택 렌트비 증가율에 연이율로 0.8%포인트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이민자가 렌트를 내는 임차인이 되고 주택 가격엔 변화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추정이다.

미국 의회 예산처(CBO)에 따르면 작년 순 유입된 이민자는 330만명 수준이다. 2010년대 연간 평균(91만9천명)을 크게 웃돈다.

앞서 학계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Room in the kitchen for the melting pot:Immigration and rental prices, Albert Saiz)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마이애미 주택 렌트비는 쿠바에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된 '마리엘 보트 리프트(Mariel Boatlift)' 영향에 지난 1979~1981년 기간 다른 지역보다 가파르게 올랐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민자 영향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새다.

파월 의장은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잠재 성장률 상향 가능성과 이를 고려하면 통화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냐는 질문에 이민을 언급했다.

그는 "잠재 산출물 증가의 상당 부분은 생산성이 아닌 '인력(Labor)'에서 온 것이다"며 지난 2022년 이민이 늘고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 성장이 커져도 수요가 늘고 공급도 증가할 것이라며 "결국 장기적으론 인플레 또는 디플레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but ultimately it should be neither inflationary nor disinflationary over a longer period)"고 답했다.

이민자 공급 변화에 따른 미국 현지 인구 임금 및 고용률 변화

NBER 워킹페이퍼

고용인구 변화와 임금 추이

노무라증권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 비중 변화와 시간당 평균임금 추이

노무라증권 등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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