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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못 구하는 새 아파트, 전세 공급부족 맞나

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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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공급 대폭 감소에도 세입자 구하기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 눈길을 끌었다.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과 일치하지 않는 까닭이다. 전세 공급 부족이 아닌 분양가 상승에 따른 부수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0일 배포한 4월 아파트 입주율 자료에서 미입주 원인에서 세입자 미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

미입주 원인에서 세입자 미확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1월 14.9%에서 2월 16.1%, 3월 23.6%, 4월 33.9%로 늘었다.

지방만 세입자를 못 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수도권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권의 입주율이 3월 78.3%에서 73.3%로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입주 물량은 1만6천227가구에서 6천958가구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4월 아파트 미입주 사유

[출처: 주택산업연구원]

만약 전셋값 상승이 공급부족에 따른 것이라면 입주율은 올라야 하고 미입주에서 세입자 미확보가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야 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7월 셋째 주 이후 4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이는 다른 주간동향을 발행하는 KB부동산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작년 8월 둘째 주 이후 연속 상승 중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입주 부족에 따른 전세공급 부족,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거주기간이 사실상 4년으로 늘어난 것을 임대인들이 가격 인상으로 반영하려는 것이라는 해석 등이 나왔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미입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세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해석은 힘을 잃게 됐다.

새로운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는 최근 급등한 분양가가 지목됐다.

주산연은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하락에 대해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천·경기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싸져 수요가 감소하면서 입주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치솟은 분양가가 전셋값에 반영됐고 전셋값 상승이 수요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서 유효수요 감소를 불렀다는 해석이다.

지방 시장에 대해서도 비슷한 해석을 제시했다.

주산연은 대구, 부산 지역 입주율 감소에 대해 은행대출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가운데 대구 및 부산 인기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지속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전월세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입주율이 낮아졌다고 제시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전셋값이 상승 흐름을 보일 때 전세 수요자들은 입주를 서두른다. 추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전세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것은 현재의 가격 상승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거나 혹은 전셋값 상승이 수용 한도를 벗어났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역시 대출을 통한 가격 상승 수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주산연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다시금 오름세를 보여 고금리 기조 장기화, 수요자의 이자 부담 가중 등으로 인해 세입자 미확보 요인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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