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의 완고히 높은 임대료 문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쉽게 끝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일부 분석가들은 주택 시장의 역학 관계 변화로 경기 둔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렇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근거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에서 주택 부문이 큰 역할을 한 이유는 가격이 워낙 많이 올랐고 그 비중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분의 1,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정부 통계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계산할 때 투자용으로 주로 쓰이는 주택 가격 대신 월 임대료를 사용해 세입자가 주택이나 아파트를 임대하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과 주택 소유자가 자신의 집을 임대하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을 이론적으로 파악한다.
실제로 미국의 신규 계약 임대료는 3년 전 팬데믹과 강력한 소득 증가, 역사적으로 낮은 임대 또는 구매용 주택 재고로 급등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단독주택 임대료는 2022년에 14% 상승했다.
주택 인플레이션은 1년 전 최고치인 8.2%에서 3월에는 5.6%로 둔화됐다.
하지만 현재 둔화 속도는 시장의 예상보다 매우 느린 속도로 전체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데에는 더욱 더 시차가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주택 경기가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티미라오스 기자는 "인플레이션이 2%로 회복되려면 비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현재의 3.5%에서 3% 미만으로, 주택은 5.8%에서 3.5% 내외로 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준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마일(last mile)'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즉 막판으로 갈수록 물가 잡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연준이 경기 침체 위험을 감수하고 노동 시장을 약화시켜야 할 리스크를 의미한다.
또한 계속된 주택 공급에도 불구하고 이민자 증가와 함께 임금 및 소득이 꾸준히 확장되는 한 수요가 빠르게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더욱 지연되는 셈이다.
텍사스 소재 아파트 소유주인 마데라 레지덴셜의 제이 파슨스 주거 전략 책임자는 "지난 6개월 동안 다세대 주택과 관련해 놀랍게도 수요가 재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진 : WSJ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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