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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링룸 탐방] 크레디트 '명가' 국민銀 안영섭 부장…"적기투자 배경은"

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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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여타 시중은행들보다 빠르게 CP(기업어음)나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 등에 투자가 가능하도록 내부 규제를 완화해둔 덕에 기회가 왔을 때 크레디트물 투자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채권 운용 기관이라면 모두가 추구할 '지속가능한 수익률'이란 무엇일까. 리스크 관리와 혁신 그 사이에서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크레디트 운용 명가' KB국민은행의 안영섭 채권운용부 부장을 만났다.

안영섭 KB국민은행 채권운용부 부장.

연합인포맥스

◇ "발빠르게 규제 허물어"…크레디트 명가 DNA

안영섭 부장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국민은행 채권운용부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가져가게 된 것에는 여타 은행보다 발 빠르게 높은 규제 장벽을 허문 데 있다고 소개했다.

남들보다 빠르게 규제를 완화해둔 덕에 채권 운용 업계가 시름겨워 하던 지난 2022년 가을을 오히려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높은 금리에 우량 크레디트를 매수할 수 있었고 꾸준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됐다.

안 부장은 지난 2001년 입행한 뒤 2006년부터 금융시장 관련 부서에서 잔뼈가 굵었다. 자금부에서 원화 중장기 조달 업무로 금융시장에 발을 디뎠고 이후 원화채권 단기매매 딜러로 본격적인 운용에 나섰다. ALM(자산부채 유동성 조절 관련)북 운용팀장에 이어 신설 채권운용부 초대 부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국민은행과 여타 시중은행 채권운용부가 다른 점으로 크레디트물의 운용 비중을 들었다. 과거에는 대부분 은행이 국공채 위주의 운용이 주를 이뤘지만, 채권 운용 규모가 커진 지금은 보다 높은 수익률을 위해 크레디트 규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안 부장은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크레디트 채권에 비중을 상당히 두고 있다"면서 "2022년 강원도ABCP 사태 때와 지난해 가을 스프레드가 확대됐을 때 투자 비중을 늘렸다"고 귀띔했다.

경쟁사 대비 적기에 크레디트물을 담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미리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둔 부분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강원도ABCP 사태에 앞서 CP도 투자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변경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투자를 제한해둔 부분을 완화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용보증기금이 지급보증하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하는 ABS(자산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도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안 부장은 "미리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둔 점이 적시에 좋은 가격에 크레디트물을 매입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며 "은행의 의사결정 구조를 고려하면 크레디트물 금리가 올라온 뒤에 투자하려고 하면 늦는다"고 강조했다.

안영섭 부장

연합인포맥스

◇ 18년 경력 담은 조언은…"쏠려 있지 말아야"

채권시장에 18년간 몸담은 안 부장은 "쏠려 있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운용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국민은행은 타 은행 대비 위험 헤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안 부장은 귀띔했다.

그는 "지난해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에서 미실현 손익이 쟁점이 되기 전부터 당행은 미실현 손익을 관리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위험회피회계를 통해 IRS(금리스와프) 페이(매도)를 일정 부분 해둬 금리상승기에도 어느 정도 손실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또 단기적인 방향성만을 가지고 쏠리지 말고 보다 장기적인 추세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어려워지기 시작할 때 일부 딜러들은 '다 왔다', '레벨 부담감이 있다'는 표현하며 단기에 채권을 '저가 매수'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나고 보면 상승 초입이었던 경우가 많다"면서 "따라서 크레디트 비중이나 만기 비중을 잘 설정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현시점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려는 게 아니라 정상화하려는 흐름인 만큼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국내 통화정책은 긴축에서 중립으로 가는 과정의 초입에 있기 때문에 물가 안정만 전제된다면 중립까지는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성장률이 양호한 만큼 기존에는 물가가 2% 중반까지만 가도 인하가 가능하다고 봤지만 2% 초반까지는 확인돼야 인하가 시작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 올해 가장 우려되는 이벤트는 "스태그플레이션"

안 부장은 올해 가장 우려하는 이벤트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중동 전쟁으로 인해 유가가 상승하면 경기충격이 오는 동시에 물가는 상승할 수 있다"면서 "현재 재정을 대거 쓰기도 어렵고 통화정책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대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더라도 물가는 끈적끈적한데 경기 충격이 먼저 오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팬데믹 직후에는 가격이 높아도 보복소비 등 요인으로 소비에 큰 문제가 없었는데 현재 수준에서는 물가 상승이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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