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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옥석가리기' 영향 들여다보는 증권사들…"올해 최대 4조 손실인식"

2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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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vs 중소형 타격 양극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한상민 기자 =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옥석 가리기를 유도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증권업계도 즉각 구체적인 영향도 분석에 들어갔다.

대형사는 지난해 보수적으로 부동산PF를 처리한 만큼 추가 손실 인식 및 충당금 규모가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브릿지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중소형사의 경우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PF 충당금 적립부담 30%→75%…"추가 손실 확대"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부동산PF 관련 세부 평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에 앞서 일부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이 전일 발표한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의 영향도를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의 주요 특징은 PF 사업성 평가 등급분류를 현행 양호·보통·악화우려 등 3단계에서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단계로 세분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악화우려' 사업장은 금융사가 대출액의 30%가량을 충당금으로 쌓도록 했는데, 앞으로 '부실우려' 등급으로 분류되면 75% 수준으로 적립해야 한다. 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이 가중되는 방향이다.

금융당국은 2~3%가 경·공매가 필요한 '부실우려'로, 3~7%가 재구조화·자율매각이 필요한 '유의'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서는 캐피탈·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저격한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증권업계도 사정권 안에 있는 만큼 영향도를 확인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발표안으로 사업성이 부족한 PF 사업장에 대한 정리가 가속화돼 해당 사업장과 관련한 금융권의 손실 인식이 추가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신평은 "제2금융권 업권별로 부동산PF 부실여신 정리가 가속화될 것이며, 이에 맞춰 추가 충당금 적립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증권 등은 부동산PF 예상된 추가 손실의 상당 부분을 올해 중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나신평은 증권사의 부동산PF 추가 손실 규모는 3조1천억원에서 4조원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미 적립된 대손충당금을 제외한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 규모는 1조1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으로 바라봤다.

◇"브릿지론 중심 영향"…대형사 "타격 작을 것" 기대

이번 대책은 국내 부동산PF 중에서도 브릿지론 중심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해석되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타격이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PF익스포저 규모가 1조6천억원으로, 브릿지론 비중은 15.1%를 차지한다. 부동산PF 익스포저가 3조3천억원인 KB증권은 무등급 브릿지론 비중이 10% 내외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PF 익스포져 1조3천억원 중 브릿지론 비중이 32%로 절대적인 수준이 높지 않다고 평가된다.

지난해 충당금 적립 시 이번 대책에서 요구하는 수준만큼 보수적으로 쌓았다는 자신감도 있다.

KB, NH,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충당금으로 각각 1천293억원, 1천909억원, 2천92억원을 쌓았다. 특히 은행지주계 증권사들은 사업장 전수조사와 은행에 준하는 경험부도율(PD율) 값을 적용하는 등 보수적인 기준으로 예상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 익스포저 3조4천억원 중 브릿지론 비중이 27%로 질적 위험이 다소 큰 수준인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5천98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보수적으로 적립한 결과 올해 1분기에는 500억원 규모가 환입되기도 했다.

전체 부동산금융 중 국내 브릿지론·토지담보대출 비중이 약 16%인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부동산PF 관련 건전성 분류와 충당금 설정을 강화한 바 있다. 그 결과 전체 요주의이하여신과 대손충당금 규모가 각각 8천827억원과 3천30억원으로 1년 전(4천973억원, 1천342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신용등급 전망 내려간 중소형사 '살얼음'

문제는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 관련 자산 약 1조2천억원 중 브릿지론 규모가 약 5천400억원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하이투자증권이 가진 브릿지론에 대해 추가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천32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도 추가로 365억원을 쌓았다.

SK증권은 지난해 말 2천400억원의 부동산PF 신용공여에서 약 1천1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이 대부분 지방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증권의 부동산PF 익스포져가 자기자본의 44%로 증권사 평균인 35% 수준을 웃돈다고 평가했다.

SK증권이 지난해 쌓은 대손상각비 계상액은 154억원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브릿지론이 전체 부동산PF 중 30% 내외다. 브릿지론에 대해 50%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요주의로 분류된 부동산익스포져 규모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평가된다.

BNK투자증권은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 6천851억원 중 브릿지론 비중이 35% 이상으로 질적 위험도가 높다. 지난해 9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BNK투자증권은 올해 300억원을 추가로 쌓았다.

SK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PF 대부분이 중·후순위로 구성됐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이 지적되면서 지난달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한편 케이프투자증권처럼 직접투자의 위험 익스포져 영향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했지만, 부동산PF 신용공여 전액이 모두 장기대출이 전환돼 충당금 여파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중소형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 분류를 다시 해보고 충당금을 더 쌓을 수도 있고 추가 출자로 대응할 수도 있다"며 "추가 출자를 하더라도 손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smhan@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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