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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對中 '관세 폭탄' 예고…무엇을 노렸나

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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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인 표정으로 연설하는 바이든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략 산업 보호 명분…"기술 도둑질 막을 것"

정치적 노림수도…트럼프 이미지 희석 전략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폭탄 관세'를 투하하기로 한 것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동시에 대선에서 표도 확보하려는 노림수로 해석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또 철강 및 알루미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해서도 관세를 25%로, 중국산 반도체와 태양 전지의 관세는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이번 관세 인상 대상은 180억달러(약 24조6천51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이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는 우선 올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부터 100%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날 관세 인상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때문에 그동안 피해가 컸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무역대표부(USTR)에 이같은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中과 경쟁하는 전략 산업 보호 명분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을 겨냥해 관세를 대폭 올리는 것은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상당한 과잉 생산 리스크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보조금과 비(非)시장적 관행 속에서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70% 증가해 다른 곳에서의 생산적 투자를 위협하고 있다"며 100%의 관세율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과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응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 법은 4년마다 정책 효과 등을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USTR은 최근까지 트럼프 정부 당시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왔다.

USTR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불공정 통상 관행 때문에 미국의 상업이 타격을 입었다고 고율 관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보고서는 "무역법 301조는 중국이 일부 기술이전 조치, 정책, 관행을 없애도록 압박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며 관세 부과로 "그런 기술이전 조치, 정책, 관행에 대한 미국인, 기업의 위험 노출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USTR은 불공정 통상정책·관행을 통한 중국의 '국가주도 기술 도둑질'이 여전한 상황에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중국이 근본적인 개혁을 추구하는 대신 사이버 침입, 사이버 절도 등을 통해 외국 기술을 획득하고 흡수하려는 시도를 이어와 미국 사업에 추가적인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관세를 올리는 품목 중 상당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핵심적으로 보호해온 산업 제품들이 포함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근거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의료기기 산업 등에 거액의 보조금을 투하하며 생산 라인의 국내화를 진행해왔다.

해당 산업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그것을 감수하더라도 전략 산업은 강력하게 보호하겠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생각이다.

특히 전기차는 지난달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산 제품의 과잉 생산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전기차의 경우 이미 미국 정부는 중국산에 기본 관세(2.5%)에 25%의 추가 관세를 더해 총 27.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관세를 계획대로 100%까지 올리면 사실상 '수입 금지'와 맞먹는 조치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매특허 '고율 관세' 선점 효과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자국 산업 보호만큼 대선을 위한 전략적 노림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예고한 산업은 대부분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 및 표심과 연결돼 있다.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마저 관세 인상 대상에 포함한 것은 펜실베이니아 등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의 철강 노동자 표심을 의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직접 반대하고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을 갖고 "중국 철강 회사들은 중국 정부가 묵직한 보조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고율 관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변화도 대선과 시점이 맞물린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초기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고율 관세를 조정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대선이 다가오면서 기존 고율관세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바꾸고 있다.

특히 고율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대(對)중국 관세 폭탄을 선점해 트럼프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편 관세 10%'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중국에 대해선 60% 이상 고율의 관세 적용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차이라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전략적인 부문에서 목표 범위를 좁히되 더 강력한 관세를 부과했다는 점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 "전략적인 부문에서 신중하게 목표물을 설정한 것"이라며 "우리는 동맹을 훼손하거나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무차별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보다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그저 대선을 위한 과장된 행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나 태양광 산업 제품은 규모가 미미한 만큼 관세 폭탄을 투하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으로 수입된 중국산 전기차는 지리자동차의 폴스타 2천217대에 불과하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태양 전지도 전체 수출의 0.1% 미만에 그쳤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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