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새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수급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전셋값의 일면이 노출됐다.
상승추세 속에서도 2년 전에 비해 낮은 전셋값 수준은 신규 전세 계약 선호로 이어졌고 역전세 속에서도 전세 물건이 부족해지는 현상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절반 줄어도 입주자 못 구해
16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3.4%로 3월 대비 5.0%포인트(p)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작년 12월 67.3%에서 올해 1월 72.1%로 올라왔으나 2월 72%로 주춤하더니 3월 68.4%로 물러섰다.
기준 주택매각 지연이 여전히 미입주의 큰 원인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계속 증가했다.
미입주 원인에서 세입자 미확보 비중은 1월 14.9%에서 2월 16.1%, 3월 23.6%, 4월 33.9%로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하락이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3월 1만6천227가구에서 4월 6천958가구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수요가 몰렸어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주산연이 집계한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은 3월 78.3%에서 73.3%로 5%p 내렸다.
[출처: 주택산업연구원]
공급감소에도 입주율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주산연은 높은 분양가를 언급했다.
주산연은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하락에 대해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천·경기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싸져 수요가 감소하면서 입주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비용견인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과 같은 이유에서 전셋값이 올랐다는 이야기다. 수요공급곡선에서 요소생산가격에 해당하는 분양가격이 오르고 그 여파로 전셋값이 균형가격 Pe보다 높은 Pb에서 형성되면 수요는 균형가격보다 줄어든다. 전셋값은 오르지만 미입주가 늘어나는 결과가 수요공급 곡선으로 설명된다.
[출처: 한국개발연구원]
◇ 갱신과 신규로 나뉜 가격 구조…역전세 속에도 전셋값은 오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작년 7월 셋째 주 이후 42주 연속 상승 중이다. 이는 다른 주간동향을 발행하는 KB부동산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작년 8월 둘째 주 이후 연속해서 오르고 있다.
그런데 전세가격 지수 수준을 보면 전셋값은 여전히 집값이 급등하던 2021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주간동향에서 전세가격 지수는 2021년 6월 28일을 100으로 삼고 있는데 현재 지수는 89로 여전히 당시에 못 미치고 있다.
주간동향에서 나타난 아파트 전세가격 변화를 보면 2022년 1월 둘째 주 104.5로 정점을 찍은 뒤 9주 동안 유지하다 이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2022년 하반기 금리 인상으로 급하강세를 탄 전세가격지수는 작년 6월 셋째 주 87로 6주간 바닥을 찍은 뒤 서서히 상승했지만 아직도 9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범위를 수도권으로 좁혀도 상황은 동일했다.
작년 5월 넷째 주 87.7로 7주간 바닥을 찍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이후 상승으로 전환했지만 올해 5월 첫째 주에도 86.9로 2021년, 2022년 수준에 비해서는 1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상승하고 있다지만 2년 전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전세가격 때문에 신규 계약 전세물건은 품귀현상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계약 갱신보다 신규 계약 체결이 월등히 유리한 상황"이라면서 "신규 전세물건이 2년 전에 비해 10% 이상 가격이 싸다 보니 시장에 나오는 즉시 소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가격을 월별 추세가 아니라 2년 전과 비교해서 살펴봐야 한다면서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계약 체계가 이중화되면서 전세 시장이 복잡해진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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