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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당긴 'PF 정상화'에 부실 저축은행 매물도 쏟아질까

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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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이수용 기자 =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에 따른 유동성 어려움이 가중되는 저축은행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지 관심이다.

특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및 건전성 부담이 확대되고, PF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로 충당금 부담까지 떠안게 되는 동시에 대주주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저축은행들이 1차적으로 매물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85%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일부 저축은행은 당국의 권고 수준을 소폭 웃도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BIS 비율이 7% 미만(자산 1조원 이상 시 8%)인 경우 금융감독당국은 적기시정조치를 내린다.

하지만 당국은 적정 자본성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10%(자산 1조원 이상은 11%) 이상을 상회할 것을 권고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 중 당국의 권고 수준(11%)를 밑돈 곳은 KB저축은행(10.77%)이 있다.

페퍼저축은행(11.03%), 애큐온저축은행(11.62%), OSB저축은행(11.6%), JT친애저축은행(11.41%), JT저축은행(11.39%), 상상인저축은행(11.2%),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11.18%), IBK저축은행(11.02%) 등은 가까스로 권고 수준을 넘겼다.

KB저축은행의 경우 국내 1위의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를 대주주로 두고 있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커 당국의 권고 수준을 넘길 기회는 있다.

문제는 대주주의 지원 여력이 크지 않은 곳들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업계 6위인 페퍼저축은행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천억원대의 적자를 봤지만, 일단 부동산PF 비중이 크지 않고 충당금도 쌓아 눈독을 들이는 곳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주주의 추가적인 증자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 때문에 M&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연간 1천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올해 자산 상위 6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 중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지난해 전체 저축은행 합산 순손실이 5천55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페퍼저축은행이 차지하는 손실 비중이 20%에 가까운 셈이다.

2022년 말 2천545억원이었던 고정이하여신(NPL)은 4천630억원까지 확대됐고 부실여신(회수의문·추정손실) 규모도 같은 기간 1천944억원에서 2천65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86%로, 전년 동기보다 8.15%포인트(p) 높아졌다. BIS비율도 11.03%로 저축은행업계 평균(14.35%)을 밑돌고 있다.

자본 확충 없이 올해도 손실이 이어지게 된다면 경영개선권고치인 BIS 자본비율 8%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이 모회사에 수백억 원을 배당해 우선주를 일부 상환한 것을 두고 금융당국이 법률 검토에 나선 상태다.

페퍼저축은행의 총 1천200억원 규모 우선주 전량을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보통주는 모두 모회사인 페퍼유럽이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초 보통주 및 우선주 각 1주당 1만2천530원씩 총 680억8천802만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1천7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이 680억원을 페퍼유럽과 파인트리에 지급한 것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주주 환원 정책이 아니라 우선주 상환을 위해 실시했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자본을 유지하는 것이 건전성 관리를 위한 적절한 행위였는지 법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에서 이러한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관련 세칙 개정을 추진할 경우, 모기업 입장에선 순수 유상증자를 통한 방식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결국 M&A를 통해 털고 나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페퍼저축은행이 M&A 기준에 충족되면 인수하려는 곳은 많을 것으로 본다"며 "PF위기 심화, 경영 실적 악화 지속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모회사가 증자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등급이 떨어지게 되는데 그럼 자연스럽게 M&A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시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자본비율도 11%를 넘는 상태이고,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증자를 할 수 있다"면서 세간의 전망을 일축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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