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컨 콘퍼런스 홈페이지 캡쳐
(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는 미국 뉴욕 월가보다 로스앤젤레스(LA)의 베벌리힐스가 사실상 세계 금융의 성지가 된다. '미국판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리는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가 이맘때 열리기 때문이다. 밀컨 연구소가 1998년부터 매년 4월 말 혹은 5월 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여는 이 행사에는 월가의 '구루(GURU:힌두교, 불교, 시크교 등의 종교에서 스승을 일컫는 용어)'들이 총출동한다.
행사가 열리는 베벌리 힐스 힐튼호텔에는 헤지펀드업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Pershing Square Capital Management) 최고경영자(CEO) 등 월가의 거물들이 옆집 아저씨처럼 돌아다닌다.
밀컨 콘퍼런스에서는 글로벌 금융 현안은 물론 경제 동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해마다 덩치가 커지는 해당 행사의 성격이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와 닮은꼴이라는 이유에서 미국판 다보스 포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해당 행사는 1980년대의 전설적인 채권쟁이 마이클 밀컨이 설립한 밀컨 연구소가 주최한다. 마이클 밀컨은 1980년대 고위험 고수익 채권인 이른바 정크본도(JUNK BOND)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했다. 당시 마이클 밀컨은 무려 10억달러에 이르는 성과 보수를 챙기며 승승장구했지만, 증권법 위반의 중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투옥되기도 했다. 이때 부과된 벌금만 6억달러에 이른다.
그가 밀컨연구소를 설립해 각종 자선사업과 함께 밀컨 콘퍼런스를 개최하게 된 것도 이런 개인적인 이력이 작용했다. 암 투병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밀컨은 의료자선 단체도 설립해 많은 선행을 베풀고 있다.
밀컨 콘퍼런스는 올해도 인공지능(AI)에서 보건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소화했지만 역시 행사의 백미는 크레디트 시장을 주제로 한 세션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설립자이면서 크레디트 시장 전문가인 밀컨은 지난해의 경우 일부 세션의 사회를 직접 보는 등 열정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에도 첫날인 6일(현지시간) 'Credit Markets Forging Ahead'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참석자들은 이자 비용 상승, 완화적이지 않은 통화정책 환경, 예측하기 어려운 경제 전망에도 크레디트 시장이 견조하게 성장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올해에도 크레디트 시장이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안전자산과 스프레드(가산금리)가 축소되고 있는 데다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되는 등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중앙은행이면서 사실상 글로벌 중앙은행 노릇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데 따른 크레디트 시장의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진단됐다.
같은 날 열린 'Credit Markets: New Risks, New Game Plan'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부채규모의 급증에 따른 파장 등이 논의됐다. 올해 2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글로벌 만기 규모가 2026년에는 2조7천800억 달러로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 등의 잠재적인 금리 인하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가 크레디트 시장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크레디트 시장에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은 더 까다로워진 리볼빙 조건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기업들은 크레디트 시장에서 이중고에 시달릴 우려도 제기됐다. 이자율 절대 수준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노동 투입 비용도 폭등하면서다.
한편 월가의 우량 크레디트물에 대한 식탐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존슨 앤드 존슨(NYS:JNJ)이 발행한 30년만기 회사채가 최근 가장 좁은 스프레드로 낙찰됐기 때문이다.존슨 앤드 존슨(NYS:JNJ)은 지난 13일 30년 만기 회사채 40억달러를 미국 국채 30년물 수익률에 62bp의 가산금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조달했다. 존슨 앤드 존슨(NYS:JNJ)은 AAA 투자등급을 받은 회사다.
월가는 희귀한 AAA 등급 회사채에 환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채 30년물 수익률 연 4.63% 언저리에 가산금리를 62bp 수준만 요구한 것도 이런 월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가산금리는 IBM이 지난 1997년 미국채 30년물 수익률에 19bp의 스프레드로 회사채 30년물을 조달한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neo@yna.co.kr
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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