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금융 긴축 경계한 발언…'추가 긴축 배제' 정도의 뜻"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통화정책이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게 됐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은 것이 선제적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19일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의 발언이 미국에 앞선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의도였다기보다는 금융 여건이 지나치게 긴축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편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현재는 시장에서 (미국의) 6번 정도 금리 인하를 기대하다 이제는 한두 번이나,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라며 "현재 미국이 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졌다는 측면에서 우리 상황이 독립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후 간담회에서도 과거에는 미국의 통화정책을 많이 보고 결정했다면서 "(미국의) 피벗 시그널 이후에는 국내 물가는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고려가 더 크다. 미국보다 먼저 할 수도 있고 뒤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이런 발언에 대해 "이창용 총재 발언의 맥락은 전과 달리 이제는 연준의 '영점'이 인상보다는 인하 쪽으로 옮겨졌다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는 추가 긴축을 배제하는 정도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오는 9월에, 한국이 11월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의 매크로 환경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권 연구원은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이 재차 3%대에 진입해 오는 7월 고점을 기록할 전망이다. 9월은 돼야 2.5% 아래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달러-원 환율이 일간 10원 이상 급등락하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권금리 등 국내 금융환경이 미국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은 정책 효과를 약화할 수 있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이런 맥락에서 이 총재의 '독립적 통화정책' 발언은 시장금리와 금융환경이 국내 매크로 상황과 괴리되는 것을 통화 당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은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오락가락하는 기대와 다소 거리를 두고, 당분간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물가와 외환시장 등 국내 매크로 환경이 안정되길 기다릴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금리 인하가 지연되더라도 국내 경기가 단기간 위축될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됐다.
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고용 환경이 호조는 아니지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로 전망의 무게 중심이 옮겨짐에 따라 대출금리는 지난해 4분기 고점을 지나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이 인하 개시까지 좀 더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KB증권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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