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형규 기자 =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내에서의 외부사업 인증실적(KOC)과 상쇄배출권(KCU) 거래량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비중의 절대다수는 할당배출권(KAU)이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굳이 KOC와 KCU를 거래해야 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배출권시장 거래량의 압도적 다수는 'KAU'
2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KAU23(2023년 할당배출권) 종목의 장내 누적 거래량은 약 2천700만톤에 달한다. 누적 거래대금으로 따지면 2천300여억원 규모다.
반면 KOC21-26(2021-2026년 외부사업 온실가스 감축량 인증실적) 종목의 장내 누적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0이었다. KOC23-28 종목도 마찬가지였다. KOC22-27 종목만이 올해 누적 거래량 2천톤과 누적 거래대금 2천320만원을 나타냈다.
KCU 종목 통계를 살펴봐도 장내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KCU23(2023년 국내 상쇄배출권) 누적 거래량은 0이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장내시장 거래 규모만 집계한 것이다.
장외시장 통계를 살펴보면 미미하게나마 KOC 거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환경공단 국내 배출권 장내거래 현황에 따르면 KOC23-28 종목의 경우 1월과 2월에 장외시장에서 각각 17만1천톤, 5천톤 정도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탄소배출권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KAU는 배출권거래제에 편입된 할당 대상업체에 정부가 부여한 배출권을 의미한다. 이 배출권은 정부로부터 직접 할당을 받거나 타 업체가 할당받은 KAU를 구매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다.
KCU는 KOC를 할당 대상업체가 할당 목표를 채우는 용도로 전환해 획득한 배출권이다. KOC는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업체가 외부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제거함으로써 발행받은 인증 실적을 의미한다. 각 업체는 KOC를 KCU로 전환해 상쇄 크레딧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KCU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대상 기업이 외부 사업을 등록해 KOC를 직접 취득하고 이를 전환하든지, 혹은 타 업체의 KOC를 직접 구매해야 한다. KOC는 장내·외에서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장내배출권시장 거래량의 절대다수는 KAU23이 차지하고 있다. 당장 전 거래일인 20일 기준으로 배출권 전 종목 시세 통계만 살펴봐도 KAU23만이 13만여톤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다른 KCU나 KOC 종목들은 장내 거래량이 0으로 집계됐다.
출처: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출처: 한국환경공단
이러한 KAU23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원인은 비교적 명확하다. 우선 KAU24나 KAU25는 KAU23보다 거래 유인이 확연히 떨어진다. 이는 각 종목마다의 상장폐지일 차이에서 기인한다.
KAU23은 올해 8월 30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지만 KAU24와 KAU25는 아직 거래 기한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KAU24나 KAU25의 경우 각 기업이 당해 사업을 다 영위한 후 미래에 그 결과물에 따라 배출권 부족 여부를 판단하고 거래하는 개념"이라며 "상장폐지를 3개월 남짓 앞둔 KAU23에 비해 아직은 수요가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장내거래 유인 적은 KOC, 할당량 그리 부족하지 않아 KCU 활용도도↓
KOC나 KCU가 KAU에 비해 장내거래 수요가 부족한 것은 다소 다른 근거에 의해 뒷받침된다. 우선 KOC의 경우 KCU로의 전환 가능 기한이 5년이다. 매번 초과 배출량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기업이 아니고서야 KOC를 당장 장내거래를 통해 확보하고 이를 KCU로 전환할 유인은 적다. 현재 국내 할당 대상기업들의 배출 할당량 여력이 그리 부족하지 않다는 점도 감안돼야 할 요소다.
장내거래 유인을 감소시키는 또 다른 직접적 요인으로 거래소 배출권시장 내에서의 회원 비용이 지목되기도 한다. 거래소 배출권시장 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할당 대상업체 일반회원의 경우 회원가입비는 300만원이다. 연평균 배출권 할당량 규모에 따른 연회비도 최대 100만원까지 납부해야 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KOC의 경우 기존에도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 왔던 터라 장내 거래량이 미미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영세 기업 입장에서는 장내거래를 위해 치러야 할 비용도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굳이 장내보다는 장외거래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CU의 거래량이 저조한 것은 기본적으로 현재 국내 기업들의 배출량 자체가 할당량을 과도하게 넘기고 있지 않아서다. 기업마다 할당량에 충분한 여력이 있고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KAU만으로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무상 할당되는 KAU만으로도 충분히 배출량을 커버할 수 있는 상황이라 KCU 활용 동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KCU의 경우 제출해야 하는 총 배출권 수량의 5% 한도까지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어 거래 유인이 감소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정부의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이 높아지거나 기업 자체적인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게 되면 KOC나 KCU 거래가 많아질 수 있다. 무상으로 할당된 KAU만으로 배출량을 감당할 수 없을 경우 KCU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제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본 계획은 수립 단계에 있어 유상할당 비율이 더 확대될지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hgpark@yna.co.kr
박형규
hgpark@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