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기'에 DS부문장 '경계현→전영현' 교체
이재용 1심 무죄 기여한 '검찰 출신' 엄대현 사장 승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이 최근 잇따라 수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통상 연말 정기인사 시즌에 승진이나 보직 변경, 이동 등을 시켰던 관행을 깨고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적시 대응하는 동시에, 기존 '신상필벌' 원칙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업적 측면은 물론, 오너 리스크 관련 대응도 포함된다. 수시 인사는 회사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느슨해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신임 DS부문장에 위촉했다고 밝혔다.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부터 삼성전자에서 D램/플래시 개발을 맡아온 인물이다. 2012년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사업부장도 지냈다.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예고 없이 실시한 '원포인트' 인사다. 이를 두고 삼성의 신상필벌 기조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경 사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실상 반도체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금의 상황을 '반도체 위기'라 칭하며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에 각광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1등'을 자부하던 메모리사업에서 체면을 구겼다. 파운드리에서도 선두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 좁히기가 요원하다.
이날 김용관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부사장)를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반도체 담당으로 이동시킨 것도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김 부사장은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반도체 투자 등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반도체 수장 교체와 더불어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가 반도체 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가 전격적이란 평가를 받는 건 연말 인사 시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원포인트 인사의 경우 '특정한' 이유가 있다고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에선 최근 사장급 승진 인사도 있었다. 법무실 송무팀장이었던 엄대현 부사장이 지난달 말 사장으로 승진해 현재는 DX부문 법무실 담당사장이다. 2013년 말 부사장을 단지 10년 만에 승진했다.
1966년생 검사 출신인 엄 사장은 지난 2000년 삼성에 법무담당 임원(이사 대우)으로 영입돼 구조조정본부(미래전략실) 법무실 담당임원, 준법경영실 담당임원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2017년 초 국정농단 사태로 이재용 회장이 구속되고 미전실이 해체되자 회사를 떠났다가 2019년 삼성전자 법무실 담당임원으로 복귀했다.
재계에서는 엄 사장의 승진이 사실상 이 회장의 재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본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받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엄 사장은 법무실장인 김수목 사장 등과 손발을 맞춰 이 회장의 2심 재판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 삼성은 지난달 안중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담당임원으로 이동시켰다. 하만 등 주요 인수합병(M&A)을 이끈 이력을 볼 때 M&A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겠다는 시그널이란 해석이 나온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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