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574만 대 165만'.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진행한 '리콜' 차량과 한 해 판매량 규모다. 574만대가 리콜 차량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부터 강조해왔던 '품질 경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누누이 품질을 강조하고 있으나, 주력 시장인 북미 시장과 정부 당국은 현대차·기아의 한계를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제작
22일 연합인포맥스가 미국의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발표한 리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차·현대트랜스리드 합산)은 올해 1분기에만 21건의 리콜 명령을 받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완성차 브랜드 중 크라이슬러와 함께 공동 3위다. 레저용 차량(RV) 및 버스 등 전문 제조사인 포레스트 리버를 제외하면 2위다.
리콜 횟수도 문제지만, 판매량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현대차·기아가 1분기에 리콜 명령을 받은 차량은 총 114만1천600여대로, 같은 기간 양사의 판매량인 36만대를 3배 이상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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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열을 10년 이상으로 넓혀보면 리콜 명령 강도는 오히려 강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기아의 연간 리콜 횟수는 평균 26.45회다. 2020년 이후 리콜 명령이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는 완성차 제조사는 포드와 현대차그룹 이외에는 없다.
가장 많은 리콜(47회)이 발생했던 2022년에는 전동화 기능과 안전벨트 부품이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리콜 대상으로 지목된 차량만 291만대가 넘는다.
당시 문제가 됐던 제품은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인 코나 EV와 니로 EV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이들 제품의 전기파워컨트롤유닛(EPCU)이 부적합하게 조립됐으며, 냉각재를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EPCU는 전기차의 모터 속도를 조절하고, 배터리의 전압을 변환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부품이다.
이외에도 북미향 전략 모델인 텔루라이드, 팰리세이드 등이 전동화 부품으로 지적받았다.
지난해에도 전자제어유압장치(HECU)의 화재위험으로 약 337만대가 리콜 조치를 당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엘란트라(아반떼)를 비롯해 제네시스 쿠페, 소나타 하이브리드, 기아 K7, K3, K9 등으로 2011~2015년 생산 제품들이다. 또 정차 시 시동을 자동으로 끄는 공회전 제한장치도 문제로 지목된 바 있다.
국내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들어 4월까지 리콜한 차량은 판매 기준 현대차 27만8천대, 기아차는 11만7천대가 넘는다. 프리미엄 세단인 EQ900부터, 제네시스 고가 모델들도 모두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연합뉴스) 인도를 방문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을 마친 뒤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4.25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품질 경영은 현대차그룹이 내세우는 주요 경영 철학이다. 이 때문에 리콜 조치 역시 선제적으로 현대차·기아가 품질 관리를 위해 신고하고 진행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품질 문제라면 자존심 따지지 말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초 신년회에서도 "품질은 특정 분야가 아닌 우리 모두의 과제"라며 품질 경영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제품이 쉽게 수리받을 수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만큼 수리할 일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일각에서는 '일단 내놓고 나중에 고치자'라는 문화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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