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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채권 암흑기' 끄떡없던 이준형 유리자산운용 팀장

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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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안 하는 'ABCP' 활용해 아웃퍼폼…16년 '엑기스' 경력 덕분

"미국 8~12월 0~2회, 한국 하반기 0~1회 인하" 보수적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최근 2년간 채권시장은 암흑기를 보냈다. 2022년 금리 급등장과 2023년 크레디트스프레드 축소. 국내 내로라하는 채권 하우스들은 대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한바탕 태풍이 몰아쳤던 이 시기, 유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의 '시가채권형 펀드'는 벤치마크(BM)와 경쟁사(Peer)의 평균 수익률을 상회(아웃퍼폼)하며 숨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위탁자금 수익률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우정사업본부에서 본부장 표창장을 받은 이준형 채권운용1팀장이 있다.

2021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채권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뒤집은 유리자산운용의 약진은 '성공적인 인재 등용'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리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 6월 이 팀장 영입을 시작으로 시가채권형 펀드 매니저 5명 중 3명을 교체했다. 지금의 전열을 갖춘 2022년부터 유리자산운용의 채권형 펀드·일임자산 운용자산(AUM)은 4조9천억원에서 지난 17일 기준 7조5천억원까지 급증했다.

그 결과 자본 규모 기준 39위인 유리자산운용의 채권 수탁고는 전 운용사 중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캡티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융그룹 계열 자산운용사를 제외하면 몸집을 넘어서는 상위권이다.

◇국고채 상대가치 매매 특화된 트레이딩 경력…ABCP 활용 추가 수익까지

시가채권형 펀드에 강한 유리자산운용에서도 단연 핵심 인재로 꼽히는 1981년생 이준형 팀장은 은행, 중앙회, 자산운용, 증권 등을 고루 경험하며 다양한 투자기관의 성격에 맞는 채권 운용 형태를 자연스레 습득했다. 채권 위탁 운용을 주 전공으로 하는 현재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커리어다.

이 팀장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증권사에서의 운용과 달리 자산운용사는 수익자의 니즈와 자금을 위탁한 기금의 성격을 이해하고 그에 맞춘 전술적 운용이 합당하다"며 "기금의 투자 방침이 공격적인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 소통과 교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6년 금융권 첫발을 들인 이 팀장은 2008년부터 플러스자산운용과 BNK자산운용, 수협중앙회 등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자금 운용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가장 오래 몸담은 NH투자증권 FICC운용부서에서는 30년 이하 전 구간 국고채 상대가치 매매 및 회사채에 특화한 트레이딩 경력을 구축했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주가연계증권(ELS) 원금북 운용 경험을 통해 다년간 쌓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대한 투자 이해도는 이 팀장이 추가 수익을 포착하는 핵심 노하우다.

통상 자산운용사의 시가채권형 펀드 매니저들은 주로 스트레이트 채권을 활용하고, CP·전단채 등 단기자금이나 금리변동부채권(FRN) 등 옵션부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낮은 편이다.

MMF나 ELS 원금북을 운용하며 CP 등을 다뤄본 경험이 있던 이 팀장은 달랐다.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시발점인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2021년 11월 이후 CP와 ABCP 등을 집중적으로 담으면서 크레디트에서 추가 성과를 창출했다.

이 팀장은 "올해까지 3년 연속 BM과 Peer를 능가한다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운용'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AUM 2배 끌어올린 비결은 '소통'…모든 업권 채권 뷰 전한다

"이날 대외금리 상승 및 입찰을 앞둔 증권사들의 포지션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급격한 추가 투자 내지 베팅을 극도로 자제, 커브 및 크레디트 움직임에 유의해 대응"

그의 고객이 되고 나면 매일 아침 받을 수 있는 '트레이딩 노트'의 일부분이다. 개인적인 뷰뿐만 아니라 단기매매북과 매도가능북, 증권사, 은행 등 각 투자주체 동향을 포함한 다각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이 또한 다양한 기관을 거치며 쌓아온 인맥의 선순환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준형 표 트레이딩 노트'를 쓰기 시작한 건 2016년 변동성 장세부터다. 일기장처럼 쓰던 자료가 어느 순간 부서 회의자료로 쓰이기 시작했다. 유리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외부 수익자들에게 해당 자료를 제공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오면서 30개 기관 190여명에게 서비스 중이다.

◇그가 보는 하반기는…"예측보단 대응이 더 필요한 국면"

이 팀장은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로 인플레이션을 꼽는다.

그는 "미국은 주거비 가격, 한국은 농수산물 가격이 각각 물가와 통화정책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단기적으로 시장의 시선이 물가에만 쏠려있지만, 하반기 금리는 미국 선거 결과에 따라 한 번의 큰 변동성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근래 가장 잦은 변동성에 노출된 만큼 올 한해 성과는 매니저들의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팀장은 보수적인 관점으로 금리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경우 8월에서 12월 사이 0~2회, 한국의 경우 하반기 0~1회 정도로 타사 대비 보수적으로 전망한다"며 "인플레이션 경로에 따라 조기 금리인하부터 심지어 금리 재인상까지 시장 컨센서스가 수렴되지 않고 흩어져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예측보다는 대응이 좀 더 필요한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기금·위탁운용에서 유리자산운용의 입지를 안정적으로 다진 이 팀장이 꿈꾸는 건 채권 수탁고 다변화다. 공모펀드 및 퇴직연금 등 리테일 기반 채권 상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매니저에게 폭넓은 권한을 허락해준 회사와 본부장, 그 어느 곳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한 부서원, 상호 간 소통과 교류를 통해 업무 전반에 걸쳐 환상적인 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홀세일마케팅부서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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