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내수-수출 격차 크고 내수도 양극화"
"근원물가 하락하는 것 보면 금리 제약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이규선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가 원하는 쪽으로 목표에 온다고 하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난 4월 금통위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 "제약적 금리 수준 정상화해야"
이 총재는 23일 기준금리를 기존 3.50%로 만장일치 동결한 뒤 진행한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타겟에 온다고 하면 제약적 수준에 있던 금리를 정상화시키는 것은 가능한 이야기"라며 "2.5% 성장을 예상하지만 소비는 1.8%로 내수와 수출 간 갭(차이)이 크고 내수에서도 양극화가 심하기 때문에 정상화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 전망 상으로 내년에도 2% 넘는 성장, 올해 2.5% 성장을 하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데 왜 금리를 낮추냐고 한다"면서 "현재 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에 있기 때문에 물가를 낮추는 데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가 예상한 GDP갭의 양수 전환 시점은 성장 전망치 상향 조정에도 2025년 초로 비슷했다.
이 총재는 금융상황을 감안했을 때도 제약적 수준에 있다고 봤다.
그는 "주택담보대출(금리)만으로 금융시장을 판단하기 어려워 저희는 금융상황지수를 제일 많이 본다"면서 "무엇보다 근원물가가 떨어지는 것을 볼 때 아직 제약적 수준에 있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방점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그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4월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면서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 물가 전망치가 2.4%인데) 2.3%인지 2.4%인지 다 알려면 12월까지 기다렸다가 통화정책을 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물가가)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지 않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5.23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위원 1인, 3개월간 금리인하 가능성"
한국판 포워드가이던스는 유지됐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 중 1인은 향후 3개월간 금리 수준과 관련해 지난번과 동일하게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5인은 3개월 뒤에도 3.5%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였다.
이 총재는 "3.5%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한 위원들은 여러 가지 물가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에 수렴할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전달했다.
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은 물가상승 압력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상승률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통화정책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선제적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통화정책을 함에 있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방향을 참고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 금리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을 때 (유발될 수 있는) 환율 변동성이나 자본 이동 가능성을 보면서 하반기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했다.
◇ "민간소비, 2분기 조정…연간 1.8% 성장"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5%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대외 요인이 내수 완화 요인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월 전망과 비교해볼 때 글로벌 IT(정보기술) 경기 호조와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 등 대외 요인이 0.3%p 상향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내수 부진 완화 등 대내 요인은 0.1%p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제시했다.
그는 "2분기 들어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가 조정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1분기 민간소비가 좋았는데) 일시적 요인이 몇 가지 있어서 2분기는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3~4분기 성장해 (연간) 1.8% 성장한다는 것이 베이스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간 민간소비 성장률이 1.8%로 성장률 2.5%에 비해 완만하다"면서 "내수는 물가상승을 제한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낮췄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과 근원물가 전망은 기존의 2.6%, 2.2%를 유지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CPI 전망은 기존 2.3%에서 2.4%로 상향 조정됐다.
jhkim7@yna.co.kr
kslee2@yna.co.kr
ebyun@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