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분기 깜짝 성장에도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수 부문이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지는 이전보다 모호한 태도를 나타냈다.
◇깜짝 성장에도 내수는 부진…이 총재 "금리 정상화 필요"
한은은 23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다고 결정했다.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은은 그러면서 1분기의 깜짝 성장에도 우리 경제의 내수 기반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한층 강조했다.
1분기 우리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3.4% 깜짝 성장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큰 폭 올렸다.
하지만 1분기의 이례적인 성장은 수출이 큰 폭 늘어났지만 수입이 줄어들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 효과가 컸던 이유라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 총재는 1분기 GDP의 예상 밖 호조에 대해 "4분의 3은 순수출 등 대외 부분 때문"이라고 말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줄어들면서 2분기에는 성장률이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2분기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전망치 2.9%를 역산하면, 2분기는 약 전년동기 대비 약 2.4%, 전기대비 0% 내외 성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내수 부문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1분기 민간소비는 양호한 기상 여건, 휴대폰 조기 출시 등으로 각각 의복(준내구재)·차량연료(비내구재), 통신기기(내구재)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상당폭 확대됐다"면서 "앞으로 민간소비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됨에 따라 증가세가 둔화한 뒤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민간소비의 올해 증가율은 1.8%로 기존 예상 1.6%보다 0.2% 상향 조정되는 데 그쳤다.
그런만큼 한은 내수 정상화를 위한 금리 인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내수와 수출 간의 괴리도 매우 크고 내수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들이 심하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된다고 확신이 되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작업은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을 보면 금융환경이 이미 완화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주담대 등 일부 금리가 낮은 측면도 있지만, 금융환경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제약적 금리 수준이라고 못 박았다.
금통위원 중 한 명도 향후 내수 부진 선제 대응을 위해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연내 인하 시사…연준보다 일찍 인하는 '글쎄'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점도 비교적 선명하게 시사했다.
금리 인하의 조건인 물가의 목표 수렴 확신을 위해서 실제 연말까지 지표를 다 확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12월까지 기다렸다가 통화정책을 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지금 생각은 2.3%, 2.4%로 이렇게 내려가는 트렌드가 되면 그다음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고려를 할 수 있지 않나 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하반기에 금리 인하 시점이 있더라도 그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4월에 비해서 훨씬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연준보다 앞서서 금리를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이 총재의 견해는 지난 4월 금통위에 비해서는 다소 후퇴했다.
이 총재는 연준의 금리 경로 기대에 따른 환율의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표했다.
이 총재는 연준과 차별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지난번(4월)에는 당연히 원칙적으로 미국의 금리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룸이 많이 커졌는데 지금은 미국 경제 정책으로 인해서 환율의 변화라든지 자본의 이동 가능성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더 큰 것이 지난 한두 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때문에 기계적으로 미국에 따라서 간다는 이런 얘기를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미국 통화정책이 변함에 따라서 환율시장에 주는 영향, 자본 이동성에 주는 영향 또 그로 인해서 우리 국내 시장이 받는 영향을 고민하면서 통화정책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이후 보고서를 통해 "통화정책 탈동조화를 이야기하나 금리 격차에 대한 경계를 언급한 점을 보면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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