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품질 테스트 불합격 외신 보도에 이례적 즉시 반박
엔비디아, AI 반도체 시장 80% 점유…고객사 확보 '필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7만8천300원→7만5천800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24일 장 초반 3.2% 가까이 빠졌다.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직후다.
[연합인포맥스]
지난달 8일 장 중 한때 8만6천원을 찍었던 주가가 최근 도통 맥을 못 추고 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7만5천원대로 내려앉았다. 증발한 시가총액이 무려 60조원에 달한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둘러싼 건 엔비디아 테스트 불합격 소식이었다. 몇 주 전부터 증권가를 중심으로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이번엔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24일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HBM3E 8단과 12단 제품의 테스트 결과가 나왔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불합격 사유로는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를 지목했다. 소식통들은 삼성이 HBM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더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도 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의 HBM3와 HBM3E 테스트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지난 3월 "(삼성전자 HBM을)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확인해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다른 결과가 나오자 시장이 출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즉시 반박 입장을 냈다.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품질 테스트 관련 외신 보도에 적극적으로 해명을 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전자 HBM의 품질에 대한 우려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즉각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부터 아직 '오케이 사인'을 받지 못한 상태인 건 맞다.
다만 끝난 게 아닌,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특정 시점을 기준 삼아 테스트에서 불합격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외신에도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품을 최적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주가 움직임과 회사의 대응으로 삼성전자 반도체가 온 힘을 쏟아 풀어야 하는 '직면 과제'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 다시 말해, 젠슨 황 CEO의 '승인(APPROVED)' 서명을 전시회 제품에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화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급격히 커지고 있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80% 이상 점유한 '절대 강자'다. 올 1분기 AI 붐에 힘입어 전년 대비 262% 급증한 매출 260억4천만달러(35조7천억원)를 기록했다. 시장의 전망치를 뛰어 넘는 '압도적인' 실적에 힘입어 주가도 시간외거래에서 1천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HBM을 붙여 만드는데, 이 HBM을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연말까지 HBM으로 올릴 누적 매출이 150억달러(21조원) 안팎으로 삼성전자(100억달러 이상·14조원)를 크게 상회하는 배경이다.
SK하이닉스는 최신 제품인 5세대 HBM3E(8단)도 지난 3월 가장 먼저 양산에 돌입,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로선 당연히 엔비디아를 뚫는 게 최우선 목표일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좁히고, 나아가 HBM 강자로 자리 잡을 기회가 생긴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영현 부회장을 반도체 수장에 선임하고 초격차 경쟁력 탈환을 위한 분위기 쇄신을 시작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