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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종=연합인포맥스) 정원 박준형 기자 = 정부가 산업은행을 내세워 17조원 규모로 반도체 산업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산은이 재원 조달 마련을 위해 상당 규모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발행할지 주목된다.
보증배수 등을 통해 추산해보면 산은의 자본 확충을 위한 정부의 출자 규모 규모가 1조7천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반도체 금융 지원 프로그램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산은이 산금채 발행을 대거 늘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채권시장 또한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에 투입되는 26조원 중 산은은 17조원가량을 담당한다.
산은은 17조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기업들에 우대금리로 투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산은에 출자해 상당한 인센티브가 될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출자 금액은 내달 중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보증배수를 고려해 증자 규모를 최대 1조7천억원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조단위' 산금채가 단기간 채권시장에 쏟아질 경우 채권 수급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엔 대규모로 발행된 한전채와 은행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자금경색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투자심리가 완전히 꺾인 상황에서 당시 투자자들은 초우량물인 한전채와 은행채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여건은 갈수록 악화했다는 의미다.
당시 금융당국은 한전채 발행이 추가로 늘어나지 않게 은행 차입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은행권 또한 은행채 발행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위기 국면을 넘겼던 바 있다.
이번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정부가 산은에 현물 출자를 하더라도, 공기업 지분을 넘겨주는 것일 뿐 직접적인 현금 유입은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산은이 정부가 부여한 반도체 생태계 지원 임무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산금채를 통한 자금조달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셈이다.
산은 역시 이미 자금을 투입해야 할 곳이 많아 매달 3조원~5조원 안팎의 규모로 산금채를 발행하고 있다.
산금채는 지난 1월 2조5천억원, 2월 3조3천500억원, 3월 1조6천400억원, 4월 4조8천900억원, 이번 달은 최근까지 3조5천억원 발행됐다.
하지만 이번 산금채 발행 확대가 채권시장에 주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원 규모를 고려하면 산금채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3년에 걸쳐 증자·지원에 나설 예정인 만큼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에서 발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증자 규모와 방식, 세부적인 지원방식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현 단계에서 산금채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7조원 대출 여력을 갖추기 위해선 산금채 발행이 늘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면서도 "다만, 3년에 걸쳐 증자, 산금채를 발행하는 구조로 가는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지에 대해선 의문이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산금채를 일부 찍는 건 불가피하다"면서 "반도체 인프라 지원 등은 시일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채권 시장에는 단기 충격 없이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jwon@yna.co.kr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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