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본드 예대 규제 대폭 완화…한은 적격담보증권 편입 추진

예대율 규제 인정비율 1% →2% 확대…고정금리 재원

주금공-5대은행, 지급보증 업무협약…3분기 발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은행권 지급보증을 허용한 데 이어 예대율 인정 비율을 확대하고, 한국은행 적격담보 채권에 커버드본드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위한 고정금리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커버드본드 활성화가 필요한데, 은행권에 대폭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지급보증으로 신용보강…채권만기 5년 이상으로

금융위원회는 27일 소공동 은행연합회에서 한국주택금융공사 및 5대 시중은행과 함께 이러한 내용의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금융회사가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대한 주금공의 지급보증 서비스 제공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발행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 국고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채권으로 장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늘리기 위해 지난 2019년 도입됐다.

하지만 은행채나 정기예금 대비 조달비용 측면에서 이점이 없고 소비자 수요도 낮아 지난 2020년 이후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끊겼다.

당국은 그간 커버드본드 발행에 탄력이 붙지 않았던 데는 유인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주금공의 지급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해주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보장해줌으로써 고정금리 상품을 많이 팔 수 있도록 유인하겠다는 의도다.

기초자산은 주택담보대출 100%로 구성되며, 고가주택(시가 12억원 초과)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채권은 제외된다.

채권 만기는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라는 정책적 취지를 감안해 5년 이상으로 정했다.

우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올 하반기 주금공 지급보증을 받아 5천억원 안팎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AAA등급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를 주금공의 지급보증 시 동일 만기 은행채에 비해 5~21bp 정도 발행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면서 "조달금리 인하분을 장기·고정금리 상품 금리에 녹여낼 경우 소비자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장기 상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 유인…한은 적격담보 편입 추진

금융당국은 또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경우 원화예대율 산정시 예수금 인정 한도를 1% 추가 부여하기로 했다.

현재는 원화 예대율 산정 시 커버드본드 발행 잔액을 최대 1%까지 예수금으로 인정해 줬는데 이를 2%까지 올리면 그만큼 은행 대출 여력이 높아지게 된다.

10년 이상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고정금리 모기지 공급 재원(원화대출금)으로 활용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경우 6억~12억원 사이의 집값을 지원할 수 있는 적격대출과 같은 고정금리 상품이 민간에서 나올 수 있다.

예대율 개선안은 오는 9월부터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향후 커버드본드 발행과 가계부채 추이 등에 따라 필요시 인정 한도를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권이 한국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담보가 되는 적격담보증권에 커버드본드가 편입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커버드본드는 한은의 대출 및 차액결제이행용 적격담보로 활용할 수 없어 대체 자산 MBS나 산금채·수은채 등 특수채 대비 불리하다는 은행권 건의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께 이중상환채권법에 따른 커버드본드를 한은 적격담보증권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한은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보험사·은행이 보유하는 커버드본드의 위험가중치와 커버드본드에 대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적용기준을 명확히 하고, 커버드본드에 대한 시가평가 테이블 공시도 나설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커버드본드 발행 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우대, 스왑뱅크 설립 등도 지속 검토하는 등 커버드본드 활성화에 필요한 과제도 수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