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류효림]
(서울=연합인포맥스) ○…첫 검사 출신 금융감독원장 등장 이후 여의도는 바람 잘 날 없었다.
불공정거래와의 단절,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라는 이복현 원장의 일관된 캐치프레이즈에 금융투자업계는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 '해도 너무한다'는 푸념 섞인 뒷말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쩍 이런 목소리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당장 공매도 관련 이슈에서부터 작은 혼란이 있었다. 지난 19일 뉴욕 기업설명회(IR) 일정 중 이복현 금감원장의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이 술렁였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곧바로 대통령실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 메시지 전달에 대통령실과의 혼선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당국과 정부가 엇박자를 타면서 자본시장이 갈팡질팡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원장은 최근 방송 출연을 통해 "전산시스템 마련 이후 공매도 재개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단계별 시스템 추진 과정에서 공매도 재개 가능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이슈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3월 금감원이 발표한 ELS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르면 판매자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감안해 투자자 손실의 최대 100%까지 배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충분한 정보를 고지받지 못한 채 손실을 떠안은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만 못했다. 100%라는 허울 좋은 포장 뒤에 투자자들이 받게 되는 손해배상 비율은 40% 수준에 그쳤다. 총선을 앞두고 ELS가 표심 잡기 용 수단으로 쓰인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불완전판매로 손실을 본 투자자와 이익을 본 투자자 모두에게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똑같은 불완전판매로부터 일어난 손해에 대해선 기준에 따른 배상이 이뤄지지만, 수익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준이 없다"고 짚었다. 물론 불완전판매가 이뤄졌음에도 수익을 본 투자자의 이득을 환수할 수는 없다. 손실이 났기 때문에 불완전판매에 대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일 수도 있다.
랩 신탁을 두고도 이런저런 말들이 오간다. 이제 막 제재 절차가 시작됐지만, 증권사들은 한목소리로 억울해한다. 채권시장의 관행에 대해 잘못을 따진다면 모르겠지만, 제재를 위한 제재 때문에 숱한 직원들이 불완전판매의 누명을 쓰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랩 신탁 시장 '때려잡기'가 시작됐지만, 정작 손실을 본 투자자는 없어서다.
공매도 재개든 ELS, 랩 신탁 불완전판매 이슈든 최근 여의도를 흔들고 있는 이슈몰이는 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이 정책적 수단이 된 지 오래라지만 최근의 행보는 시장의 안정보단 시장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한 적이 많다"며 "(금감원장이) 검사인지 정치인인지 당국자인지 정체성이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투자금융부 박형규 기자)
hgpark@yna.co.kr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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