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커버드본드 추가 보증·재유동화·예대율 한도 카드 꺼내
장기 조달 시 은행 금리리스크·비용 문제도…적정 대출 수요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박준형 기자 = 주택담보대출 체질 개선을 위해 가장 선행해야 하는 과제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 활성화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활발하게 취급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장기 조달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용보강을 강화하고, 커버드본드 유동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커버드본드 활성화 조치…발행·유통 혜택 늘린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서는 커버드본드에 대한 추가 지급보증이 이뤄질 경우 동일 만기 은행채보다 5~21bp(100bp=1%포인트)가량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평가한다.
또한 금융당국은 주금공을 통해 10년 만기 커버드본드를 재유동화하는 등 은행이 발행한 장기 커버드본드를 시장에서 소화하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발행 측면에서는 은행이 만기 10년 이상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이를 대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 1% 인정 한도에 더해 예수금 인정 한도를 1% 추가 제공한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의 적격담보증권 편입도 추진하고, 주금공이 보증한 커버드본드의 신용위험액이 없다는 점을 명확화해 투자자들의 위험가중치를 낮추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 부채 질적 구조 개선 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격대출 규모 수준의 커버드본드 공급이 필요하다"며 "시장의 자생력 확보와 민간의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공급의 선순환 구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구조 개선에 은행권 비용·리스크 관리 관건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에서 금리 변동 주기가 5년 이상인 주기형 주담대 잔액 비중은 18%, 자체 순수 고정금리 주담대 잔액은 없었고 대부분 변동금리형 주담대만 취급했다.
변동금리 주담대가 늘어난 배경엔 공급과 수요 측면의 이유가 모두 존재한다.
은행은 만기가 짧은 은행채와 예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동금리 대출 취급이 늘었고, 수요자인 개인 차주들은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대출 금리가 낮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택했다.
만기가 짧은 조달과 변동금리 대출이 서로 맞물리면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키웠고, 금융당국에서는 은행 조달의 구조를 바꿔 이 문제점을 풀려 한 것이다.
최근 시장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차주 이자 부담이 현실화했지만, 이전까지는 저금리 환경에 따라 변동금리 상품이 선호됐다.
은행에서도 고정금리 대출 재원이 되는 원화 커버드본드는 예금과 은행채에 비해 발행 금리 측면에서 메리트가 없었고, 커버드본드 만기가 긴 만큼 발행 시 장기간 부담을 져야 하는 리스크를 안았다.
지난 2019년 국민은행이 처음 발행했던 원화 커버드본드 금리는 5년물이 1.9%, 7년물이 1.96%였지만, 일주일 후 발행된 하나은행의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1.79%, 2년 만기는 1.81%로 커버드본드와 0.1%포인트(p)가량 차이를 보였다.
장기물 확대에 따른 은행의 금리 리스크도 문제였다.
바젤Ⅲ 도입에 따라 은행은 자본 경제적 가치 변화(델타 EVE)를 측정해 금리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금리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자본의 가치 변동을 측정하는 것으로,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의 불일치가 크면 금리 리스크가 올라가는 구조다.
듀레이션이 짧은 변동금리 대출과 예금·은행채를 매치시키면서 금리 리스크를 조율해왔는데, 고정금리 대출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 조달이 늘어나면 만기 불일치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은 사실상 장기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만 하는 것으로, 다른 조달 수단에 비해 메리트가 크지 않다"며 "대출 수요가 없다면 은행에 부담되는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금리 변동에 고정금리 수요 ↑…조달·대출 선순환 이어지나
다만, 최근 주담대 수요자들이 고정금리를 선호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면서 원화 커버드본드 활성화에 매치되는 대출 수요가 나타날 가능성도 커졌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달 발표한 '2023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주담대 이용을 희망하는 가구 중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비중은 52.9%로 전년 대비 3.9%p 늘었다.
차주들이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지출 정도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30.8%는 금리 상승기에도 낮은 대출금리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답했고, 대출금리 변동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이 24.5%, 원리금 상환 금액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응답이 23.5%를 차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금과 은행채는 만기가 길어봐야 몇 년인데, 이 상태에서 고정금리 대출을 늘릴 경우 차주의 변동금리 위험은 사라지지만 은행의 변동금리 위험이 남는다"며 "적정 비중 산출 없이 고정금리만 늘릴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이 저하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오금희 피치레이팅스 이사는 "은행이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 재원을 조달할 수 있고 이걸 그대로 매칭할 수 있으면 가계부채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고 커버드본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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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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