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후 계열분리 시…조 부회장, 사익편취규제 벗어나"
"더클래스효성의 우전지앤에프 투자…사익편취행위 '의심'"
"조현상 부회장 가족이 우전지앤에프 지분 인수에 참여"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효성의 이번 인적분할로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렇지 않아도 효성 계열사 더클래스효성이 배터리소재 기업 우전지앤에프 지분을 인수한 게 사익편취 규제를 위반한 것이란 지적이 있다. 더클래스효성은 효성 분할 이후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게 된다.
하지만 효성 분할 이후 조 부회장이 이끄는 계열사는 자산총액 5조원 미만이 되는 만큼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조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사익편취규제를 위반해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줄어드는 셈이다.
◇ "공정거래법 사각지대 형성할 우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효성그룹은 자산총액 16조5천60억원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다.
하지만 효성의 인적분할로 에이치에스효성이 설립되고 계열분리가 진행되면 조현상 부회장의 기업집단은 사익편취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사익편취규제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적용되는 탓이다.
실제로 계열분리 후 에이치에스효성과 그 계열사 등의 자산총액은 5조원을 밑돌게 된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도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인 국내계열사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산총액 합계는 5조원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법 한 전문가는 "효성의 이번 분할로 신설 지주사(에이치에스효성)가 설립된 후 효성그룹에서 계열분리가 되면 공정거래법 사각지대가 만들어질 우려가 있다"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행위를 제대로 제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더클래스효성이 우전지앤에프 지분을 인수한 것이 사익편취 규제를 어긴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더클래스효성은 2022년 4월 배터리소재 기업 우전지앤에프 지분 60.76%를 327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더클래스효성 외에 조현상 부회장의 배우자와 자녀 등이 우전지앤에프 지분 19.14%를 확보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는 사익편취 규제대상과 특정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하게 하면 안 된다.
특정행위 중 하나는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다.
더클래스효성 주요 주주는 에이에스씨(93.04%), 조현준(3.48%), 조현문(3.48%) 등이다. 에이에스씨 주요 주주는 조현상(100%) 등이다. 따라서 더클래스효성은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특수관계인이 2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 A와 A가 단독으로 50%를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한 국내 계열사 등이다.
하지만 향후 효성그룹의 계열분리가 진행되면 조현상 부회장 등 총수일가는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 사각지대가 형성될 수 있다.
◇ "우전지앤에프 투자…최태원의 SK실트론 지분 투자와 일부 유사"
공정거래법 한 전문가는 "지주사는 자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곳"이라며 "지주사인 효성이 우전지앤에프 지분을 인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는 효성첨단소재가 우전지앤에프를 인수하는 게 사업연관성이 있어 보인다"며 "더클래스효성은 벤츠를 수입해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클래스효성이 사익편취 규제대상인 만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게다가 더클래스효성이 우전지앤에프를 다 인수하지 않고 조현상 부회장 가족이 일부 지분을 가져갔다"며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실트론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과 일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SK와 최태원 회장은 2017년에 LG실트론 지분을 각각 71.6%, 29.4% 인수했다. SK가 실트론 지분 전부를 인수하지 않고 최태원 회장이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을 두고 공정위는 2021년 12월 SK와 최태원 회장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과징금 8억원을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서울고법 행정6-2부(위광하 홍성욱 황의동 부장판사)는 올해 1월 최 회장과 SK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전문가는 향후 총수일가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계열분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사각지대를 좁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한 전문가는 "총수일가가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형제, 자매,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분리를 진행하는 곳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규모가 작아지고 사익편취 규제를 회피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사익편취규제 대상을 인위적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한정하지 말고 대상을 넓혀야 한다"며 "중견기업에서도 사익편취행위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며 "우전지앤애프 투자는 효성첨단소재와 지주사 사업분야와 무관한 새로운 사업분야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므로 공정거래법이 규율하는 회사 사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사업기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법적 검토결과 전혀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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