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EM 승격될 경우 베트남증시 급성장할 것"
"10위권 증권사로 성장…사업다각화"
[※편집자 주: 중국의 부동산발(發) 침체 우려 속 아시아에 유입된 자금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침체 이후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인도와 베트남입니다. 높은 인구수와 경제성장률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해외 현지 비즈니스 강화에 주력해 온 국내 주요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운영 방안에 많은 답이 숨겨져 있습니다. 현지에서 활약 중인 '키맨'의 진솔한 이야기도 멀리 떨어진 시장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포맥스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획 기사를 4일간 송고합니다.]
(호찌민=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베트남의 높은 경제성장률 과실을 그냥 얻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국내에 있어요. 그렇지만 단순히 진출했다고만 해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151…VN42' 부단한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숫자에 묻어났다. 베트남법인장으로서 약 7년 동안 42번째 노트를 작성했다. 얼마나 많은 현지 시행착오가 그의 노트 안에 적혔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박원상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의 손때 묻은 노트를 열자 베트남 증권시장에 대한 스크랩과 동향 등 정량적·정성적 수치에 대한 필기가 빼곡했다. 그는 "베트남 금융기관 진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베트남의 엄격한 금융규제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촬영: 한상민]
베트남은 폭발적 성장을 보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다. 인구는 1억명에 육박하고, 국내에서 1990년대에 보이던 5~6%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한국계 기업은 외국인 직접투자(FDI) 형태로 제조업을 비롯해, 금융기관까지 베트남 시장에 연달아 진출했다.
다만 이 성장의 과실을 누리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현지 시행착오가 따라온다. 베트남은 조직문화부터 일명 '거마비', 띵깜(tinh cam) 문화 등 국내와는 여러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적용되던 성장 스토리는 베트남 시장에 맡게 적용돼야 한다.
그중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KIS베트남)은 베트남 시장의 성장을 그리며 사업다각화 등 중장기적 비즈니스 내실을 다지며 현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박 법인장은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베트남 자본시장에 톱티어 증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그룹 지원 바탕의 오가닉 성장을 우선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KIS베트남은 2010년 업계 50위권의 현지 베트남 증권사 EPS증권을 인수했다. 이후 14년에 걸쳐 조금씩 몸집을 키우며 현재의 10위권 증권사로 성장했다.
KIS베트남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업계 12위다. 주식 중개 시장점유율은 9위로 더 높다. 박 법인장의 주도로 힘을 싣고 있는 커버드워런트(CW) 분야는 상장종목 수 기준 시장 점유율 1위(39%)의 성과를 내고 있다.
아직은 규모가 작은 베트남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유동성 공급자(LP)·지정참가회사(AP) 업무도 하는 특화된 증권사다. 신용융자(마진) 비중이 높은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사업다각화로 시장을 선도하며 베트남 현지에서 약진하고 있다.
박 법인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장기신용은행 공채로 금융권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동원금융지주, 한투증권 기회조정실장으로 일해오다 리테일 전략 담당을 맡았다. 2010년 EPS증권을 인수할 당시 박 대표는 기획실장으로서 자회사 출자 등 실무를 담당했다. 이때 베트남법인과 인연이 시작된 그는 2017년부터 한투증권 베트남 현지법인에 법인 대표로 일하고 있다.
KIS베트남은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는 등 디지털화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박 대표는 베트남 리테일 시장에서 더 나가 사업구조를 한 발짝씩 전진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 시장이 프런티어에서 신흥시장(EM)으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에서 분류될 경우 급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TF LP·AP 업무는 이에 따른 발 빠른 박 대표의 조처다.
그는 "수익원이 다변화돼 있으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베트남이 이머징마켓에 진입할 시 글로벌 자금 유입이 ETF에 최우선 순위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척박한 베트남 투자은행(IB) 부문에서 KIS베트남은 지난 2016년 LS전선아시아 등 한국기업의 상장을 함께 주선하며 한국 법인과 시너지를 내왔다.
박 대표는 베트남 일반기업과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등으로 IB 커버리지를 넓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근 박 법인장은 현지 증권사 1곳과 은행 1곳의 신디케이트론을 주선하고 있다. 한투 홍콩법인(KIS 아시아)과 소통하며 신디케이트론 주선을 협업하며 역외자금 조달 등 다양한 딜소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의 대표 우량주 30종목이 있는 VN30 지수에 속하는 10개 기업을 한국에 초대해 투자자 미팅을 주선했다. 베트남 기업과 한국 펀드 출자자(LP) 자금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그는 베트남 시장에 우량 국영기업의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의 추가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어떤 비즈니스 분야를 얘기할 때 '이거 잘하는 데가 어디야?'라는 질문에 세 번째 안에 늘 언급될 수 있게 키우고 싶습니다"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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