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z2FIejXOwy0]
※이 내용은 5월 29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출연:남승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이민재 앵커) 출처 : 연합인포맥스(https://news.einfomax.co.kr)
[이민재 앵커]
요즘 전세 구하시는 분들 좀 어떠십니까? 서울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이 52주 연속으로 오르는 등 전세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언론 보도에서 심심찮게 나옵니다. 그런데 다른 한 편에서는 세입자를 못 구해 아파트 입주를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전세가 없다면서 또 세입자는 없다고 하는 이런 모순적인 상황, 어떻게 봐야 할지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전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면서요?
[남승표 기자]
그렇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대표적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작년 5월 22일 전주 대비 0.01% 오른 이후 53주 연속으로 상승했습니다. 상승폭만 따져보면 5.30%가 올랐습니다.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가격지수도 비슷한 시기인 작년 6월 19일 이후 계속 올라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상승폭을 살펴보면 5.28% 상승했습니다. 작년 6월 19일을 기준으로 하면 경기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5.70%, 인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3.69% 올랐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도 작년 7월 17일을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시점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44% 올랐습니다.
[앵커]
전세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매매가격도 영향을 받지 않나요?
[기자]
최근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매가격도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전세가격 상승세가 매매가격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사실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꼭 매매가격이 오르라는 법은 없습니다. 다만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줄어들면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생길 수는 있습니다.
지난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전국 매매가격이 작년 11월 20일 이후 26주만에 하락을 멈추고 상승으로 전환했습니다. 공표지역 178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60→84개)은 증가, 보합 지역(17→11개) 및 하락 지역(101→83개)은 감소했습니다.
제가 한국부동산원에 문의하니 서울이나 지방이나 관망세인 것은 여전한데 인기지역 위주로 조금씩 거래가 이뤄진 영향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방은 가격대가 수도권보다 얇다 보니 지난주에 올랐다고 해서 이번 주에도 가격이 오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말도 곁들였습니다. 이것을 어떤 추세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거래증가를 동반하는 가격 상승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전세가격은 도대체 왜 이렇게 계속 오르는 겁니까?
[기자]
지난 2020년 임대차 보호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전세 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세계약은 통상적으로 2년 단위로 시행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변화를 준 것이 계약갱신청구권입니다. 사실상 계약기간이 4년 단위로 전환된 것이죠.
2년 단위로 풀리던 물량이 4년 단위로 풀리게 되면 같은 물량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신규로 전세를 구하는 입장에서는 갱신물량만큼 공급이 부족해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10건 중 3건 정도는 갱신계약이라고 하니까 30% 정도의 공급 부족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세 물건이 부족하다는 말은 이런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서울의 경우 53주 연속으로 전셋값이 올랐다고 하는데 기준을 2년 혹은 4년 전으로 옮겨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는데 전세는 2년 혹은 4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합니다. 따라서 신규 전세시장 진입자가 아니라면 과거 계약에 비춰 현재 가격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살펴보면 현재의 전세가격은 무척 저렴합니다.
[앵커]
전세가격이 53주 동안이나 쉬지않고 올랐는데 저렴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통해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입니다. 지금 1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무지하게 올랐습니다. 성동구 같은 경우는 전세가 무려 10%나 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살인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출처: 주간 아파트 동향, 한국부동산원]
그런데 2년 전인 2022년 5월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전세가격 변동률 막대가 오른쪽으로 간 곳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10% 올랐던 성동구 전셋값이 2년 전과 비교하니까 마이너스 8%, 2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8% 더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면 5월 들어 전세 만기가 오는 분들이 현재 시세를 보고 비싸다고 생각할까요?
[출처: 주간 아파트 동향, 한국부동산원]
한 가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지금 계약갱신청구권 물량이 풀리면 전셋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분들도 일부 계시죠? 일부 언론에서도 계약갱신청구권 물량이 풀리면 5% 가격 상한이 풀리는 만큼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고 있죠. 그러면 4년 전과 비교한 지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어떤 수준인지 한 번 보시죠.
[출처: 주간 아파트 동향, 한국부동산원]
4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 서울 전세가격이 어떻습니까? 여전히 7.26%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오죠. 성동구도 0.81% 낮고요, 양전구, 강서구, 금천구는 4년 전과 비교해 전셋값이 무려 10% 이상 낮은 것으로 나옵니다. 서울 집값이 블루칩이라고 불리는 강남 3구도 예외가 아닙니다. 강남구가 8.82%, 서초구가 5.27%, 송파구가 3.33% 더 낮은 것으로 나옵니다.
[출처: 주간 아파트 동향, 한국부동산원]
[앵커]
2년 전은 물론이고 4년 전과 비교해도 현재의 전셋값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이야긴데, 그러면 지금의 전셋값 상승은 어떻게 바라봐야 합니까?
[기자]
시장의 모습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고 제가 전해드리는 것도 그런 해석 중 하나 정도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앞서 제가 말씀드렸지않습니까? 갱신계약이 전세 계약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면서 신규로 풀리는 물량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그러니까 공급물량이 이전에 비해 줄어든 것은 맞습니다. 수요도 줄었지만 탐색할 수 있는 물건 수가 줄다 보니 공급 축소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다만 경쟁의 강도는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부동산원이 수급동향도 조사를 하는데 지난주 기준 수급지수는 서울이 101.4입니다. 수급지수는 0에서 200을 기준으로 100 이하는 공급자가 많다는 뜻이고 100 이상은 수요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100부근이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2022년 말 수급지수가 60까지 떨어진 바 있으니까 수요자가 체감하는 수급균형은 더 불균형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둘째, 만기를 맞이해 새로운 전세계약을 해야 하는 분들이 보기에 현재 전셋값이 높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싸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분들은 현재 시세를 받아들이는 데 저항이 낮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신규 전세물건이 대기 목록에서 머무는 기간이 짧고 상대적으로 물건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셋째, 그럼에도 여전히 나가지 않는 전세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달 내 놓은 아파트 입주율 자료를 보면, 수도권은 공급물량이 전월 대비 절반이 줄었음에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단지들이 있다고 합니다. 주산연은 분양가가 오르다 보니 전셋값도 동반 상승했는데 세입자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건 무엇을 뜻하냐면 무리해서 높은 전셋값을 수용할 정도로 수급이 불균형하지는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역별로 개인별로 사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생각만큼 전세공급이 부족하지도, 전셋값이 높지도 않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앵커]
수억 원씩 올랐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수억 원씩 오른 사례못지 않게 수억 원씩 내린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제가 부동산R114로부터 받은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 자료 중에는 송파구 가락동입니다만 지난 2022년 1월 6억7천만 원에 전세계약 한 것을 5억 원으로 감액 계약 체결했습니다. 1억 7천만 원을 돌려준 것인데 갱신청구권을 쓴 것으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해당 아파트 동일면적 전세 계약이 올해 들어 4억5천만 원에서 5억 원에서 체결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례 외에도 5억7천만원에 갱신계약을 체결한 곳도 있어요. 역시 감액계약인데 2년 전에는 6억5천만 원에 전세계약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올해 갱신계약을 체결한 서울 아파트 중 30% 정도는 감액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역전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계약 만료가 다가온다고 해서 전세금을 올려서 계약할 수 있을 것인가, 저는 그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앞으로 전셋값 추이는 어떻게 흘러간다고 보십니까?
[기자]
전세가격지수 추이를 한 번 살펴보시죠. 지금 1년 넘도록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고 하지만 지수상으로는 2020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2020년 전세가격 수준이 현재 전셋값 상승의 1차 저항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전셋값 수준이 2020년선을 상향돌파한다면 2022년 전셋값이 마지막 저항선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 전셋값이 2022년 수준을 상향 돌파하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저는 그 시점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출처: 주간 아파트 동향, 한국부동산원]
[앵커]
그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그리 높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쉬지않고 올랐다고 했지만 2022년은 물론 2020년 수준에 비교해서도 갈 길이 멉니다. 1년 동안 5% 넘게 올랐지만 4년 전에 비교해서 여전히 7% 낮습니다. 지금보다 7%가 더 올라야 2020년 수준에 도달하는 겁니다. 2022년 수준으로 오르려면 14%가 더 올라야 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지금 속도로 1년 더 올라도 2020년보다 낮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어떨까요? 이건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떻다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한 가지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습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센터에서 매월 발간하는 부동산소비심리 조사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는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세수급 동향을 살피는데요, 서울에서도 근소하지만 여전히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이 전세를 얻으려는 사람보다 많다고 합니다. 수도권도 마찬가지고요.
결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지난 2023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세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4년 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입니다. 또한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세입자를 찾고 있지만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세물건이 부족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세입자들이 원하는 가격의 전세 물건이 부족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입자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의 전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집값을 밀어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연합인포맥스 기업금융부 남승표 기자)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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