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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까지 인용한 한은 "피벗, '천천히 서둘러라'"

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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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이 과거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라는 정책 결정 원칙을 언급하며 "앞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가는 데도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기를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 종합 점검하며 결정해나가겠다는 의지다.

박영환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과 성현구 과장은 30일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주요 리스크'를 주제로 한 블로그 글을 게시하고 "(지난 23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3.5%에서 동결하고) 너무 빠른 또는 너무 늦은 정책기조 전환의 리스크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양 측면의 리스크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먼저 박 팀장은 피벗이 너무 빠를 경우의 주요 리스크로 ▲물가목표 수렴 지연 ▲환율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를 들었다.

물가의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이 완만한 둔화 추세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3% 내외의 높은 수준에서 정체된 데다 지난 몇 개월간 증대됐던 공급충격의 지속성 및 파급 영향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했다.

최근 높은 농산물가격 지속,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미 연준 피벗 지연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공급충격을 지적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피벗에 나설 경우 물가상승 영향이 1.5배 정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는 한은 자체 추정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환율에 대해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 시기와 인하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같이 외환시장 경계감이 높은 상황에서는 내외금리차가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는 점도 자체 추정해 제시했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는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자본 유출입, 국내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 등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같은 영향에 계속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4월 들어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한 점에 주목했다. 정책금융 확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락 등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전국 주택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거래량도 다소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향후 피벗에 따라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금리 수준이 낮을수록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피벗이 너무 늦을 경우에는 ▲수출·내수 간 차별화 심화 ▲금융시장 불안 리스크 증대 등이 우려된다고 적었다.

국내 경기는 1분기 중 반등했던 소비와 건설투자가 2분기 들어 조정을 받는 등 수출·내수 간 차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호조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경기 등 대외 요인에 따른 것인데 내수 부진은 높은 물가 및 금리 영향이 상당하다고 분석하면서 피벗 지연시 수출·내수 차별화가 심화하고 물가상승률을 전망보다 낮게 할 수 있다고 썼다.

한국은행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통화긴축 기조 지속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측면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PF 부실 확대로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수록 PF 부실 위험이 커지고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와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이 커지고 자금시장 리스크도 증대될 수 있다.

박 팀장은 "하반기 이후의 통화정책은 이러한 양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천천히 서둘러라'는 국내외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가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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